12년만에 다시 회생·청산 기로..쌍용차의 기구한 운명
2009년 당시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며 추가 투자를 약속해 기대감이 컸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투자에 그치면서 신차 개발은 지연됐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결국 유동성 위기 끝에 쌍용차는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그나마 지난해 4월 가수 임영웅 씨를 모델로 기용하며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역부족.
결국 마힌드라 추가 투자는 물 건너간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 후보군을 두고 채권단이 여러 계산을 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거론된다. HAAH는 일종의 자동차 판매 전문 회사로 자사 자동차 메이커가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전략 아래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입장에서도 연간 10만대 이상 팔아야 정상화될 수 있다고 봤을 때 해외 영업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호재일 수 있다.
또 다른 업체로는 전기버스 분야에서 유명한 에디슨모터스도 거론된다.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 1066억원(부채 854억원, 부채비율 400%), 매출액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린 회사로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 밖에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4000억원 정도 납품가를 못 받은 쌍용차 협력 업체가 십시일반 연합해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IB(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2만여 일자리가 연계돼 있는 만큼 법원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쌍용차 부채 탕감 여부, 정부 지원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인수하려는 업체는 이런 조건을 면밀히 살피며 접근해올 수 있다. 과거에도 SM그룹 등 M&A에 밝은 업체들이 쌍용차 인수 검토를 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인수전을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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