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금턴, 해도 시간만 낭비하는 인턴"
[최수민 오경진]
▲ ‘취업난과 청년 인턴’ 주제 제2회 ESG청년포럼 '생활ESG행동' 청년ESG플랫폼 박수빈 부단장(왼쪽)과 박서윤 지속가능바람대학생기자단 편집장이 포럼 시작을 알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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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대로 가면 정말 망해버릴 거 같아."
15일 서울 여의도 '생활ESG행동' 사무실에서 열린 제2회 ESG청년포럼에서 한 토론자가 어느 대학생의 인턴생활 소감을 전한 말이다. 어렵사리 합격해 인턴을 하지만, 하는 동안 회사에서 마땅한 일을 주지 않고 실질적으로 배우는 것도 없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조급함을 토로하며 내뱉은 소감이었다.
이날 '취업난과 청년 인턴'이라는 주제로 '생활ESG행동' 청년ESG플랫폼(시민행동본부)과 지속가능바람대학생기자단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금(金)턴, 해도 시간만 낭비하는 인턴"의 실태를 함께 논의하고 ESG와 관련지어 대안을 모색했다.
발제를 맡은 김현서(대구경북과학기술원 4년)ㆍ박수연(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년)씨는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10.0%로, 전체 실업률 4.3%의 2배가 넘는다"며 "높아진 교육 수준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가 적다는 점과 지나친 고학력화가 취업난의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학력과 학벌이 취업에 큰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교육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에 치중되어 있다. 지금도 직업계 고등학교의 30~40%의 학생이 대학을 진학하고 전문대의 입학률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용적인 일을 경시하는 가치관을 극복하여 대학을 가지 않고도 일자리를 얻어 만족한 삶을 누리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제2회 ESG청년포럼 김현서씨가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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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ESG행동 안치용 시민행동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박서윤(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ㆍ미디어학부 3년)씨는 자신 친구의 일화를 소개했다. 박씨는 "인턴생활을 하는 친구가 '나 이대로 가면 정말 망해버릴거 같아"라고 하더라. 아마 인턴을 하는 동안 회사에서 마땅한 일을 주지 않고 실질적으로 배우는 게 없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조급함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안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때문에 청년들에게는 인턴을 거부할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제2회 ESG청년포럼 발표자와 패널이 안치용 생활ESG행동 시민행동본부장(맨 오른쪽)의 사회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수연, 노수빈, 황경서, 박서윤, 김현서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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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빈(고려대학교 국문과 4년)씨는 자신이 경험한 공공기관 행정인턴 경험을 전하며 "공공기관의 인턴제도에 있어서도, 인턴 지원자가 원하는 직종에 지원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기관에서 인턴에게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황경서(고려대 철학과 4년)씨는 인턴을 아이디어 중심을 채용하고 정규직 전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일부 사례를 소개하며 "인턴의 개념을 특정 공간에 앉아서 특정 시간을 채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더 창의적으로 확장시키는 방향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연씨는 "인턴 나가기 전에 대학교가 인턴시행기관의 의견을 받아 인턴직 수행에 필요한 직무교육을 학기 중에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내실 있는 인턴제도를 정착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치용 본부장은 토론을 정리하며 "정부가 큰 디자인을 가지고 청년인턴 정책을 만들어서 국가적 차원에서 투자라고 생각하고 인턴을 청년의 직업교육이나 청년의 사회공부의 장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적어도 공공영역에서는 알바를 대신한 인턴, 보여주기식 인턴이 아닌 청년에게 성취감과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제 2회 ESG청년포럼 2회 ESG청년포럼이 끝나고 현장 참가자와 온라인 참가자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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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 최수민 바람저널리스트, 사진 오경진 바람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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