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구해달라" 9000만원 모아 경비 8000만원 썼다는 회사

이가영 2021. 4. 1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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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에 있는 유기견 200여 마리를 보호하는 '아지네마을'이 철거 위기에 내몰리자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사진은 지난1월 자원봉사자가 촬영한 아지네마을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소 ‘아지네마을’이 지자체의 철거 명령으로 유기견 200여 마리가 갈 곳이 없어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8만명 이상이 동의했고 여러 차례 기사화됐다.

한 사회적 기업은 이런 사연과 함께 펀딩 플랫폼을 통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펀딩을 진행했다. 후원자들이 반지를 구입하면 이중 일부가 아지네마을을 위해 사용되는 형식이다. A사는 펀딩 안내 페이지에 “순수익 전체는 아지네마을의 새로운 모금자리를 찾는 데에 사용됩니다” “비용의 70%는 아지네마을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데 사용됩니다” 등의 문구를 명시했다.

2260명의 후원자가 참여해 9000여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그러나 아지네마을에 따르면 지난달 A사로부터 입금된 후원금은 970만원이다.

A사는 “펀딩 홈페이지에 표시된 후원금에서 펀딩 중개 수수료와 환불액, 카드 수수료, 리워드 물품 제작비용 등을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A사가 공개한 비용 처리 내역을 보면 후원 글을 올리기 위한 사진 촬영‧편집에 700만원 정도가 사용됐고, 협찬과 마케팅 관련 인건비에 1100여만 원이 쓰였다. 교통비와 회의비, 세금도 모두 후원금으로 처리됐다.

김경률 회계사는 A사가 과도한 지출이 발생한 것처럼 비용 처리 내역을 작성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계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건 진짜로 초등학생들이 쓰는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아지네마을 측은 A사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고소장을 살펴본 후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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