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인구 150만 시대①] 대체육 시장, MZ세대‧ESG 바람 타고 '쑥쑥'

임유정 2021. 4.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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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먹거리 관심 높아져..채식인구 10년 새 10배 급증
MZ세대 성장 견인 "가치소비·필환경 트렌드 영향"
동물학대·환경오염·지속 가능한 미래 등도 '긍정적 작용'
전 세계 채식 및 비건인구 ⓒ한국채식협회


최근 건강한 먹거리와 채식에 대한 관심이 전 세대에 걸쳐 높아지면서 ‘식물성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확산·대중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식품기업들은 ‘대체육(肉)’ 등 관련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에 여념이 없다. 다만, 국내는 해외 대비 시장 규모가 작고, 진입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명확한 사회적 정의 부재 등 다양한 한계가 뒤따른다는 지적이 있다. ‘핫 이슈’로 떠오른 식물성 식품 시장에 대해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과거 채식주의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른바 ‘식물성 식품’이 각광받고 있다. 그간 건강이나 동물 보호를 위해 관련 제품을 찾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가 급증,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지난해 기준 133억달러(약 15조원)에서 2026년 309억달러(약 34조8000억원)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채식 인구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10년 전인 2008년(15만명)보다 무려 10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국내 채식 인구가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채식을 바라보는 눈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채식주의를 가리켜 ‘유별난 식습관’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인식이 대폭 개선됐다. 함께 동참하려는 소비자들이 하나 둘 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한 대형마트 과일, 채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뉴시스

세대교체에 따른 변화가 컸다. 20·30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는 ‘가치소비’와 환경적 가치를 필수로 생각하는 ‘필(必) 환경’ 트렌드가 시장을 확장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했다.


특히 육식의 경우, 단순 소비만으로도 파생되는 여러 문제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동물을 잔인하게 도축·학대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주요 배경이 됐다. 동물 역시 사람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닌다는 견해가 뒷받침 됐다.


또한 최근 수년 사이 AI(조류독감)·구제역·살충제 계란·E형 간염 소시지·ASF(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축산 질병과 관련된 안전성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데다, 반려 동물 시장의 확대로 윤리적 소비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채식주의자로의 행동 변화로 연결되는 계기가 됐다.


이밖에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시장 확장에 더욱 탄력을 받았다.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가속화되는 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채식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대폭 늘게 됐다.


식품 기업들은 앞다퉈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 일부 수입 제품에 불과했으나, 직접 제품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농심은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고, 풀무원 역시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 기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시중에는 대체육을 활용해 햄버거 패티나 치킨 너겟 등 기존 육류로 만들었던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3년이면 대체육의 질감을 육류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람의 입맛을 바꾸는 일이 가장 어렵고 까다롭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채식을 하는 인구가 확 늘어나진 않겠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요인이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반려 인구의 증가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육식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고, 기업 역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갈수록 사회적 책임을 추구하는 기업과 제품에 소비자들이 더 많은 지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편에서 계속...


[채식인구 150만 시대①] 대체육 시장, MZ세대‧ESG 바람 타고 '쑥쑥'

[채식인구 150만 시대②] 식품업계, 미래 먹거리 ‘식물성 식품’ 시장 선점 눈독

[채식인구 150만 시대③] 비건 시장 활성화, 인식개선·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데일리안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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