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동진시장, 60대는 망경암 많이 갔다..거기가 어딘데?
“20~30대는 동진시장과 나혜석거리, 60~70대는 망경암과 삼막사.”
한국관광공사가 KT의 2019~2020 통신 데이터를 세대별로 분석한 결과, 인기 여행지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누구나 알 만한 전통적인 관광지도 있지만, 동네 사람이 아니면 모를 법한 낯선 이름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에 큰 제약이 생긴 2020년은 2019년보다 전체 관광 이동량이 7.1% 감소했다. 그러나 아예 집 밖으로 안 나간 건 아니었다. 생활권(시·군·구 기준) 내 이동은 오히려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는 생활권 밖 이동이 다른 세대보다 62.1%나 높았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이동이 크게 위축되지 않은 세대라 할 만하다. 서촌(서울), 보정동 카페거리(경기도 용인), 나혜석 거리(경기도 수원) 같은 이색 거리와 부평깡통시장(부산), 동진시장(서울) 등 쇼핑 관광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도 눈에 띈다. 한국관광공사 정석인 관광컨설팅팀장은 “20~30대는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라며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한 시장, 트렌디한 맛집이 많은 거리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서울 연남동 동진시장의 경우, 주기적으로 플리마켓이 열리고 주변에 실력 있는 태국·베트남·이탈리아 식당이 있어 젊은 층에 유독 인기다. 수원 나혜석 거리도 걷기 좋은 문화예술 거리로 맛집이 많아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서울 서촌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카페가 많고, 용인 보정동 카페거리에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가 많다. 인증사진을 찍기 좋아서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40~50대를 ‘잡식성 여행자’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자연 관광지뿐 아니라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 팀장은 “40~50대는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연령이어서 이동량이 전체 평균의 2.5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60~70대 시니어는 관광 이동량이 가장 적었다. 반면 생활권 내 이동은 전체 평균보다 9.2% 높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섬이나 산을 마실 가듯 다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산 공원(대구), 한강 공원(서울), 무의도(인천)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망경암(경기도 성남), 삼막사(경기도 안양), 능인선원(서울) 등 수도권 사찰 방문도 여느 세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60~70대 인기 방문지는 모두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으로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적당한 산책을 하기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테면 망경암은 수인분당선 가천대역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이고, 삼막사는 경인교육대 경기캠퍼스에서 도보 10분 거리 계곡 안에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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