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건축 늦어지더라도 가격 안정이 중요" 속도조절

김재중,권중혁 2021. 4. 1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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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정책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민간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요단지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 시장은 재건축 속도보다 가격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건축 속도가 늦더라도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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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검토
'80억 압구정현대' 수사의뢰 시사
장기전세주택 사업은 재추진키로
국민의힘 소속 5개 광역자치단체장들이 18일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한 공동논의를 마친 뒤 서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제주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이한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정책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민간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요단지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 시장은 재건축 속도보다 가격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재건축 주요단지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을 서두르기로 했다.

오 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시 주택건축본부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의 하향 안정화를 지향하는 서울시의 주택공급정책이 오히려 시장 불안을 야기시키는 오류를 범해선 안된다”며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 공급은 속도가 중요하다고 말해왔고 그 방향으로 가겠지만 가격 안정화를 위한 예방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재건축 속도가 늦더라도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을 즉시 검토하고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주변 대치동, 청담동, 잠실운동장 근처 삼성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주요 재건축 단지를 추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빠른 시일내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을 하겠다”며 “5월에 만료되는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최근 80억원에 거래된 압구정 현대 76동의 264.87㎡(80평)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떼본 결과 투기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유권이 ㈜케이피디개발에서 개인에게 이전됐는데, 특이한 점은 매도자인 케이피디개발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며 “거래 차액이 26억인데 19억을 근저당 설정했다. 모르는 사람끼리는 근저당 안해주는게 일반적인데 특수관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들끼리 가격 올리는 행위에 대해 뭔가 의구심이 난다. 이런게 시장 불안 요인이 되니까 정부와 협의해서 한번 체크를 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투기여부는) 수사를 해봐야지 알겠다”며 수사의뢰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울러 서울시는 주가조작처럼 부동산 시세를 조작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 및 처벌을 위해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런 행위(서로 짜고 가격을 올려 매매하는 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법이 없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제어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재건축조합이 아직 설립되지 않아 거래가 자유로운 아파트 단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이 설립되지 않아 거래가 자유로우니까 더 위험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서울시 스피드 공급을 하는 여러 제도 개선들을 미리 시장에서 흡수해 가격이 오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 사전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중단된 장기전세주택 사업을 재추진키로 했다.

한편 오 시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은 18일 시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부동산 공시가격제도 개선을 위해 공동주택 가격조사·산정보고서 제공, 감사원의 즉각적인 조사, 2021년 공시가격 동결, 공동주택 공시가격 결정권한의 지방이양을 정부에 건의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권중혁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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