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단전 조치에도 '끝까지 가는' 스카이72..갈등 평행선
국내 최대 규모의 골프장 스카이72를 둘러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갈등이 단수·단전 조치와 소송전으로 치달으며 점차 격화하고 있다. 공사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는 입장이고, 스카이72는 계약 연장을 요구하며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18일 스카이72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밤 12시3분쯤 스카이72 골프클럽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공사가 지난 1일 중수도 공급을 중단한 데 이은 두 번째 골프장 운영 지원 중단 조치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사업자의 불법적 영업을 종식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사의 조치에 스카이72는 지난 16일 오후 단전 조치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인천공항 전기사용약관의 제19조 1항 4호에 따라 스카이72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약관은 ‘입주자 준수사항 및 실시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전기 공급을 즉시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카이72는 지난해 12월 31일부로 계약이 만료되면 시설물을 인계하거나 철거하기로 실시협약을 맺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의 약관 조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카이72는 클럽하우스 가동과 카트 충전 등을 위한 발전기를 마련해 주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야간 운영은 중단했다. 스카이72 측은 공사가 근거로 든 약관의 조항이 지난해 3월 개정됐지만 스카이72 측에 어떠한 통보도 없었고, 또 단전에 관한 조항이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불공정 약관으로 시정조치를 받았던 ㈜에스알의 약관과 유사함을 들어 부당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전으로 인해 캐디들이 일할 기회를 잃었다는 점도 강조하며 “피해가 확인되는 대로 자구책 차원에서 김경욱 사장과 담당 임직원에 대해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카이72는 “일을 못하게 된 캐디들에게 캐디피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1일 캐디피가 10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스카이72의 이 같은 주장에 공사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공사의 올해 적자가 8000억~1조원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이 감소하면 국고지원을 받는 데까지 내몰릴 수 있어 공사의 피해가 훨씬 막심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스카이72 매출액(846억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올해 골프장 임대료는 537억원으로, 스카이72의 불법영업이 지속될수록 공사 입장에서는 하루 약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재정적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KMH신라레저의 재산상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공사는 지난 1일 김영재 스카이72 대표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소하고, 인천시 담당과장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이에 맞서 스카이72는 김경욱 사장을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측의 갈등은 제5활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시작됐다. 스카이72 측은 활주로 착공을 전제로 2020년 12월 31일까지 계약을 맺었으나 이 시기가 지연됐으니 운영 연장 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상물매수청구권(골프장 시설물)과 유익비상환청구권(매립 등으로 발생한 토지 가치 상승분) 등을 주장하며 1500억원대 법적분쟁도 제기했다. 그러나 공사는 스카이72가 주장하는 민법상 권리가 ‘협약 상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스카이72가 골프장 후속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대해 민법상 권리에 근거한 진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모두 ‘이유 없음’을 판시했기 때문이다.
스카이72 관계자는 “계약을 두고 이견이 있는 만큼 공사 측과 협상을 계속해서 계약 연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 역시 스카이72가 영업을 계속한다면 상수도 공급 중단 및 골프장 진입로 차단까지 검토하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끝까지 간다’는 분위기가 강한 만큼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G, 사업 철수에… 더 좁아진 ‘중저가폰’ 선택지
- 통신 3사 “올 국내 상륙 디즈니+ 애플TV+를 잡아라”
- 영미-한국 접종률 수십배 격차에 CNN “한국 너무 신중했다”
- ‘노마스크’ 선언한 백신 선진국 이스라엘의 해변 풍경 [포착]
- [단독] 신공항 낙점 가덕도, 알고보니 멸종위기 조류 서식지
- ‘내가 광고 했는데…’ 168만 유튜버 KT폭로에 KT 대처
- 김태현, 과거 동성도 스토킹…“신고하면 가족 죽인다”
- 남양유업 주가 폭락…‘기업 ESG’ 하락 가능성 제기
- ‘이물 LDS주사기’ 70만개 수거했지만 인체 피해 없다
- 만나자는 스가에 비난 이어간 북한 “죄악의 대가 받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