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5개 시·도지사 "공시가 동결, 산정근거 공개" 정부 압박

허정원 2021. 4. 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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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결정권 지자체 이양 요구
오세훈 "국민들 세 부담 덜어줘야"
국민의힘 소속 5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은 1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공시가격 현실화 공동논의’를 위한 협의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상향 조정 방침에 반대했다. 왼쪽부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5개 시·도지사가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동결, 공시가격 산정 근거 공개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대정부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공시가가 14년래 최대폭인 전년 대비 평균 19%나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진 데다 산정 과정의 오류도 적지 않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는 18일 서울시청에서 간담회를 진행한 뒤 “올해 공시가를 전년도 가격으로 동결하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공시가 산정의 근거를 알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또 “현장과 괴리된 공시가 결정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주택 공시가 결정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하고, 산정 오류와 관련해 감사원 조사도 진행하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올해 공시가에 대한 이의신청 건수가 4년 전보다 30배 이상 많은 4만 건 이상으로 예상되는 등 공시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인데도 정부는 제대로 된 산정 근거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공시가는 세(稅) 부담뿐 아니라 복지 대상자 선정 등 무려 63개 분야의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세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 노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공시가 급등은 세금과 건강보험료 인상 등 생활의 부담으로 이어져 경제를 더욱 침체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한 아파트 내 공시가가 들쭉날쭉한 일도 비일비재한데 지자체가 재조사하려 해도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도 “제주도 공동주택 14만4166호 중 2만1216호의 공시가 산정이 오류였다”며 “한국부동산원이 현장 검증 없이 공시가를 측정하다 보니 폐가, 무허가 펜션이 공동주택으로 둔갑하는 등 지도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일부 지자체와 정부 간 갈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 13일 오 시장이 국무회의에서 공시가 관련 작심 발언을 쏟아내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부 지자체의 (공시가 관련) 문제 제기는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것이 많다”고 공개 반박했다. 그는 “공시가격은 부동산 가격 공시법에 따라 한국부동산원이 1421만 가구를 전수조사해 산정한 것”이라며 “감정평가사 등 외부 전문가 검토도 진행해 정부가 임의로 조성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공시가가 실거래가 대비 70.2% 수준으로 낮으며,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계속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라 일부 지자체와의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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