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후보 3인 "문 정부 성공"..쇄신론은 묻혔다
"우리는 원팀" "민생으로 위기 돌파"
쇄신 외친 91년생 정한도는 탈락
28일 투표 시작, 내달 2일 확정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의 키워드가 ‘쇄신’에서 ‘단결’로 바뀌고 있다. 18일 오전 당 대표 경선 최종 후보 3인으로 홍영표·송영길·우원식(이상 기호순) 의원을 확정한 예비경선(컷오프) 분위기가 그랬다. 이날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예비경선에선 쇄신을 외치는 20대 주자로 주목받았던 정한도 용인시의원이 탈락했다.
먼저 연설에 나선 우 의원은 “민주당의 위기를 민생으로 정면 돌파하자”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입법과 활동에 주안점을 둔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 출신이다.
송 의원은 “민주당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러시아 특사로 파견됐고 이어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홍 의원은 “국민이 됐다고 할 때까지 혁신하겠다”면서도 “바꿀 것은 바꾸고 지킬 것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친문의원들의 모임 ‘민주주의 4.0’의 좌장 격이다.
세 후보 모두 “바꾸자”고는 했지만 인적 쇄신 등 근본적인 개혁을 내세운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 16일 선출된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이번 전당대회는 우리 내부를 철통같이 단결시키는 단합 전당대회여야 한다”고 먼저 바람을 잡았다.
홍 의원은 이날 5분 길이의 연설에서 “단결”을 네 번 언급하기도 했다. “단결하는 혁신” “소통을 강화해 당을 단결” “단결로 문재인 정부를 성공” “혁신, 단결, 승리로 제4기 민주당 정부를 만들기” “분열은 패배의 길”이라는 등의 표현을 썼다.
송 의원도 별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는 원팀, 하나 되는 민주당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세 명의 후보는 모두 자랑스러운 민주당이고, 원팀”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두 분의 후보께 비전 경쟁으로 모두가 승리하는 경선을 하자고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이 ‘쇄신’보다 ‘단결’을 앞세우는 건 4·7 재보선 참패 직후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표출됐던 쇄신론이 지난 16일 원내대표 선출 이후 급속히 잦아드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쇄신론을 전면에 내걸고 원내대표에 도전했던 박완주 의원은 결국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에게 39표 차로 완패했다. 이런 분위기가 대표 경선으로 옮겨붙는 듯한 양상이다.
이날 발표된 원내대표단 인사도 같은 맥락이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의원과 이해찬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김성환 의원 등 친문들이 원내수석부대표에 기용됐다. 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드라이브를 주도해온 ‘처럼회’ 소속 김승원 의원이 원내대표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비주류에 속하는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초·재선 중심의 쇄신론이 열흘 천하로 끝난 셈”이라며 “전당대회 기간에도 격렬한 노선 투쟁이 벌어지기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예비경선은 1991년생인 정한도 용인시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며 치러지게 됐다. 당 대표 후보가 4명 이상이면 예비경선으로 3명을 추려야 하는 게 민주당 내부 규정이다. 이날 정 시의원은 “민주당의 미래인 청년 세대가 당을 외면하고 있는데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냐”면서 “당내에 청년이 들어와서 정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확정된 3명의 당 대표 후보는 19일 호남 지역 방송 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토론회와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를 한다. 투표는 28일부터 진행하고 결과는 다음 달 2일 발표된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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