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친문 윤호중에 맞설 野 원내수장은..4파전 레이스 시작

성지원 2021. 4. 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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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내대표 레이스의 막이 18일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친문 핵심’이자 강성인 윤호중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 가운데 이에 맞설 제1야당 원내 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4파전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8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18 오종택 기자


이날 먼저 김기현(4선, 울산 남을)·김태흠(3선, 충남 보령·서천)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앞세운 메시지는 “오만한 여당 견제”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은 국민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로 친문당’으로 전열을 재구축하고 의회 독재, 입법 폭주를 예고했다”며 “대안을 갖고 치열하게 싸우되, 민주당이 과거와 같은 막무가내식 국회 운영을 한다면 직에 연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1.4.18 오종택 기자


김기현 의원도 이날 오후 “오만한 힘자랑에 빠진 거대한 여당에 맞서 ‘제갈량의 지략’으로 국민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저는 문재인 정권의 헌법 파괴, 법치 파괴를 직접 몸으로 체험한 피해자”라며 “도덕적 우월성으로 여당을 제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야당 울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후 청와대와 경찰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다.

19일에는 4선인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 20일에는 3선인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사의를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은 19~21일 국회 대정부질문이 끝나는 대로 선거일을 공고하고 이르면 26일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경선은 4·7 재·보궐선거 승리 직후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정치적 의미가 있다. 새 원내대표는 내년 3·9 대선까지 가는 길목에서 권력 누수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역할뿐 아니라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야권 통합에도 관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먼저 ‘영남당’ 논란이 꼽힌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내 초선 그룹에선 이미 “영남당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아직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거론되는 후보군 대부분이 영남 출신이다. 당 안팎에선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영남 의원으로 채워질 경우 지지층 확장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4명의 후보 중에선 판사 출신의 김기현 의원이 유일한 영남 출신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를 마치고 최소한 40일이 지나야 당 대표 선거가 이뤄지고, 그 때 누가 출마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도 관심사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하게 될지, 합류한다면 언제일지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결국엔 함께 뭉쳐야할 상대라는 건 국민의힘 내부에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어떤 형태로든 윤 전 총장과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검찰 출신의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부친이 충청(충남 논산) 출신이란 점 때문에 '충청권 후보'로도 불리는데,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자들 중엔 김태흠 의원이 유일한 충청(충남 보령·서천) 지역 후보다.

계파별로는 권성동·김기현 의원이 옛 친이명박계, 김태흠 의원은 옛 친박근혜계, 유의동 의원은 친유승민계로 분류된다.

후보들중엔 4선의 김기현·권성동 의원이 오랫동안 의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펼쳐 왔다. 그래서 당내에선 선거 판세를 ‘2강(권성동·김기현)-2중(김태흠·유의동)’ 구도로 보는 분석이 많다. 그럼에도 원내대표 선거의 특성상 “개표함을 열어봐야 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상대적 후발 주자인 유의동 의원은 만 49세로 유일한 40대이자 수도권 출신이란 점을, 김태흠 의원은 강력한 투쟁력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현안이 산적한 만큼 개혁과 투쟁을 모두 해낼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면서도 “누가 더 우세한지 따지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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