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다음은 나', 김태흠·김기현이 던진 출사표

이경태 2021. 4. 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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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 시작.. '투쟁형'·'지략형' 차이에도, 대여 강경기조는 동일

[이경태 기자]

174석의 더불어민주당에 맞설 강한 지도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독식 중인 상임위원장직을 재배분하는 것은, 민주당과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 '당연히 원칙대로 복구해야 할 대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현재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부터 '야인(野人)'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모든 야권 인사들을 하나로 모아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김태흠(3선. 충남 보령시서천군)·김기현(4선. 울산 남구을) 의원 얘기다. '투쟁형'이냐, '지략형'이냐 각자 내세우는 방법론의 차이만 있을 뿐 공통점이 더 많았다. 특히 과거에 비해 각자의 계파·지역적 차별성은 부각되지 않은 채, 정부 여당에 대한 대결 기조는 더 강화했다.

4.7 재보선 승리 후 상승하고 있는 당의 기세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김태흠] "투쟁력 있고 결기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해"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은 국민의 엄중한 경고에도 '도로 친문당'으로 전열을 재구축하고 의회 독재, 입법 폭주를 예고하고 있다"며 "그에 맞서기 위해서는 투쟁력과 결기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신 보궐선거 승리를 대선이라는 전쟁 승리로 연결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강한 투쟁력과 전략적 마인드를 갖춘 사심 없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안을 갖고 치열하게 싸우되, 민주당이 과거와 같은 막무가내식 국회 운영을 한다면 직에 연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론 "원내대표직을 정치적 미래를 위한 디딤돌로 여기지 않고 오직 사생취의(捨生取義 :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는다는 뜻) 자세로 국가·국민을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뛰겠다"고 말했다.

본인의 강점으론 "국회의원 보좌진, 정당 사무처 당직자로 시작해 30년 넘게 정치 현장에서 환희보다는 고난이 많은 산전수전의 경험을 쌓았다"면서 자신의 정치경륜을 앞세웠다. 이와 관련, 그는 "원내행정실에선 국회 운영의 기본 실무경험을 쌓았고 국무총리실 행정관으로 국정을, 충남 정무부지사로 지방행정을 경험하기도 했다"며 "두 번의 국회의원 낙선으로 8년 가시밭길을 걷기도 했으나, 이후 3번 내리 당선되며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 투쟁력을 앞세운 것이 단점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엔 "투쟁력이 있는 사람이 전술과 전략에도 강하다"고 반박했다. "저와 상임위나 협상을 했던 여당 의원들은, 다 사적으로 '형, 동생'하고 선후배로 친하다"며 "(제가) 협상 과정에서 원칙을 정확히 하고 통 큰 협상을 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임위원장직 재배분 문제에 대해선 "저희가 먼저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민주당이)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다시 재협상하자면 협상에 응할 것"이라며 "협상을 한다고 해도 백지에서 시작하는 문이 열려 있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내놓지 않는다면 협상을 할 이유도 없다는 얘기다.

"우리 당과 뜻을 같이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 우리 당이 정권교체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김 의원은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와 관련, "범야권의 모든 인사와 세력이 하나가 돼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본다"며 "그 과정에서 외부 세력도 함께 하는데, 당내에서 함께 했던 분들을 멀리하거나 등한시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본인이 정치선언을 하지 않아서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미뤘다.

[김기현] "나는 문재인 정권의 피해자, 제갈량의 지략으로 승리할 것"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저는 문재인 정권의 헌법 파괴, 법치 파괴 행위를 직접 몸으로 체험한 피해자"라면서 "문재인 정권의 아킬레스건일 수밖에 없는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 그 핵심축인 저 김기현이 앞장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심판을 완성해 내겠다"고 밝혔다.

즉, 정부·여당에 단호히 맞설 차기 원내사령탑은 자신임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그는 "오만한 힘자랑에 빠진 거대 여당에 맞서 '제갈량의 지략'으로 국민 승리를 견인하겠다"면서 현 시점에서 '노련한 협상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민주당에 맞서는) 국민의힘은 101석에 불과해 정면충돌만으로는 상황을 돌파해 나갈 수 없다는 점을 지난 1년의 투쟁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며 "당의 대표적인 전략통·정책통으로 숙련된 노련함을 겸비하고 있는 제가, 싸울 땐 단호하게 우회할 땐 슬기롭고 지혜롭게 우회할 줄 아는 제갈량의 '지략형 야전사령관'으로 원내 투쟁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17대 국회 초선의원 시절 '새정치 수요모임'이란 당내 비주류 소장파 모임에서 정치활동을 했다"며 초선 의원들을 향한 '러브콜'도 보냈다. 구체적으론 "초선의원님들의 혁신적인 전략·비전을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당의 당헌·당규에 적극 반영하겠다", "초선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매주 1회 이상 정기적 소통·대화·공감의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상임위원장직 재배분 문제나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한 의견은 김태흠 의원과 거의 같았다. 그는 상임위원장직 재배분 문제와 관련,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직을) 강탈해 간 것"이라며 "의석수 비례에 맞춰서 상임위원장을 배정하고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은 국회가 확립해온 관례이고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주고말고 할 권한이 있나.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면서 협상에 먼저 나서지 않겠단 뜻을 밝혔다.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해선 "21대 총선 당선 이후, 홍준표 의원을 포함해 탈당한 분들의 복당을 주장해왔다"면서 찬성했다.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선 "일단 우리 당이 자강하는 것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며 "그 전제 하에 '빅텐트'를 치고 당 바깥에 있는 분들을 껴안을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조기사퇴로 열리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이르면 오는 26일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4선. 강원 강릉) 의원과 유의동(3선. 경기 평택을) 의원은 각각 19일과 20일 차기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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