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구미서 개관

김윤호 2021. 4.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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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시범운영..유품 5670점 한자리에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 인근에 세워진 ‘박정희 대통령 동상’. [중앙포토]

경북 구미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곳이다. '탄신제' 같은 행사가 매년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고, '박정희로(路)'라는 길도 있다. 박정희체육관에, 커다란 박정희 동상도 있다. '박정희 밥상'을 메뉴로 판매하는 식당까지 보인다.

여기에 150여억원을 투입해 지은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이 하나 더 문을 연다. 구미시는 18일 "오는 6월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을 개관해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식 개관은 9월 예정이다. 박정희 역사자료관은 사업비 159억원을 들여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지어졌다. 연면적 4358㎡ 3층 규모다.

박정희 역사자료관은 박 전 대통령 유품 5670점을 보존하며 전시·소개한다. 이를 위해 지하 1층에 현대식 수장고가 설치됐다. 전시실과 사무공간은 지상 1층과 2층에 자리 잡았다. 전시실은 '조국 근대화의 길'이라는 주제로 꾸며진다. '우리나라 체육의 역사'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시회도 수시로 열릴 예정이다.

박정희 대통령 역사 자료관. 건물 준공 당시 모습. [사진 구미시]

박정희 역사자료관은 우여곡절이 많은 전시 시설이다. 그동안 구미시의 단체장은 국민의힘 소속이 줄곧 당선됐다. 보수성향이 짙은 경북에서도 구미는 보수 색깔이 더 짙은 지역이었다.

그러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현 장세용 시장이 당선됐다. 첫 진보 성향의 단체장 당선이었다.

이후 앞선 보수정당 단체장이 계획해 추진 중인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었다. '박정희'를 빼고 그냥 역사자료관으로 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부터 아예 짓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전시 시설 자체가 이념 갈등의 소재가 된 분위기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가죽 재질의 슬리퍼. [사진 독자제공]

사실 박정희 역사자료관은 이미 지난해 시설은 다 지어졌지만, 개관이 두 번이나 미뤄졌다. 1차 개관 예정은 지난해 연말. 그러다 다시 지난달로 미루더니 6월로 최종 연기됐다. 공식적인 이유는 "전시 물품 정리 등 개관 준비가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6월 개관하게 된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은 상당수 콘텐트가 박 전 대통령 유품들로 채워진다.

구미에는 5670점의 유품이 있다. 이들 유품은 구미시 선산읍에 있는 시청 선산출장소 3층의 이른바 ‘박통 방’에 보관돼 있었다. 최근 유품은 모두 수장고로 옮겨진 상태다.

박정희 전 대통령 유품의 일부. 고 육영수 여사가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패브릭 소재의 쇼파. [사진 독자제공]

박 전 대통령의 유품은 외국 정상이나 국내외 기관 등에서 받은 선물, 개인적으로 소장한 기념품·미술품·공예품·생활용품·사무용품·가구류·기록물 등이다.

붉은빛을 띠는 가죽 슬리퍼, 국내 생산 시가, ‘COREA’라고 쓰인 가죽 골프가방, 여행용 가죽가방 세트 등이다. 고(故) 육영수 여사가 앉았다는 노란색 패브릭 소파도 있다.

경북 구미시 선산출장소의 이른바 ‘박통 방’에 보관돼온 박정희 전 대통령 유품들. 기어가 장착된 고급 자전거. [사진제공=독자]
경북 구미시 선산출장소의 이른바 ‘박통 방’에 보관돼온 박정희 전 대통령 유품들. 1964년 도쿄 올림픽 기념 지포(Zippo) 라이터. [사진제공=독자]
경북 구미시 선산출장소의 이른바 ‘박통 방’에 보관돼온 박정희 전 대통령 유품들. 미국 브랜드인 티파니 시계. [사진제공=독자]

한국(삼성)과 일본(산요) 전자 회사가 함께 만든 TV, 나무 전축, 기어가 달린 고급 자전거도 보관 중이다. 이들 유품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에서 생가가 있는 구미시에 2004년쯤 맡겼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최근 열린 한 행사 인사말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이 어르신들에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옛 향수를 느끼게 하고 청소년들에겐 구미 근현대 역사와 산업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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