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잠룡 3인..여의도 컴백 정세균 vs 이낙연, 치열한 2위 펼쳐질까

오주연 2021. 4. 1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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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대권주자 본격 등판..당내 이재명·이낙연과 3파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난 16일 개각으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정치권에 복귀함에 따라 향후 여당 내 대권 경쟁은 ‘이재명-이낙연’ 구도에서 3파전으로 확대된다. 정 전 총리를 비롯해 잠룡들의 본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정 전 총리가 당내 ‘이재명 독주’ 구도에서 얼마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임식을 마친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서울청사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세균, 국정 운영경험 풍부한 장점…총리 사퇴 후 지지율 변화 촉각

6선 국회의원인 정 전 총리는 산업부 장관, 당대표, 국회의장 등을 두루 역임해 국정 운영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장점이다. 21대 국회에서도 ‘정세균(SK)계’로 꼽히는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 ‘광화문포럼’에서 활동하며 보폭을 넓혀왔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정 전 총리의 가장 큰 힘은 당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강성 친문 세력뿐 아니라 범친문 그룹도 포섭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기반이 두터운 것도 다른 후보들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 중심의 1강 독주가 향후 ‘이재명-정세균’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지율 밀린 이낙연, 자가격리 해제 후 다시 행보 시작

반면 이 전 대표의 입지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다소 위축됐다. 서울과 부산시장을 모두 야당에 모두 내어준 데에 대한 당대표로서의 책임을 따지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나오고 있는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2위 후보들과 크게 밀린다는 점은 이를 반영한다.

지난 1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25%)과 이 지사(24%)가 우세하고 이 전 대표는 5%대로 3위를 차지했다. '2강 구도'에서 뒤쳐지는 것 뿐만 아니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도 이 전 대표로서는 극복해야할 과제다. 선거 전인 4월 첫째주(3월30~4월1일) 조사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은 7%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대로 2%포인트 떨어졌다. 같은기간, 윤 전 검찰총장과 이 경기도지사는 23%로 동률이었다.

갤럽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만해도 이 전 대표는 선호도 20%대 중반으로 단연 선두였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이 지사가 급상승해 여권 인물 선두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올 3월에는 윤 전 검찰총장의 급상승으로 새로운 선두권이 형성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코로나19 자가격리를 마친 뒤 "민주당이 반성과 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다시 받는 일에 저의 모든 힘을 보태겠다"면서 다시 행보를 시작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4·7 재보궐선거 투표독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카테고리 법칙'…이낙연-정세균, 당내 경선 2위 다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차별성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건 향후 대선가도에서 서로에게 득이자 독이 될 수 있다. 정 전 총리가 전북 진안, 이 전 총리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출신지가 겹치고 안정감 이미지도 비슷하다. 비슷한 영역일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카테고리의 법칙’에 따라 표가 갈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 전 총리가 총리 사임 후 대권주자로서의 첫 성적표는 오는 19일 예정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로 받아볼 수 있다. 여기서 ‘5%’ 가능성에 눈이 쏠린다. 사퇴 이후 진행될 첫 여론조사인만큼 급격한 지지도 상승은 어렵지만, 한 자릿 수 중에서도 5%대가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 설명이다.

상기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은 1%가 나왔지만(4월13~15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5명 대상, 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포인트), 본격적인 대선주자로서의 행보가 시작되면 지지율은 우상향할 것으로 점쳐진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정 전 총리가 중량감만큼 지지율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총리 사임으로)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껏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하고 국정을 책임지면서 자기 색을 내는 데 제약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현안에 적극 대처하고 대선주자로서 비전을 제시할 기회가 많아 지지율 반등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배 전문위원은 "직전 총리라는 점에서 현안에 대한 해법도 가장 충실하게 내놓을 수 있어,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코로나19 방역까지 성과를 냈다면 완벽했을 텐데 그 점은 아쉽다"고 꼽았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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