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돌아갔다"며 변명한 음주운전자.. 법원, 구형보다 무거운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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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한 렌즈가 순간적으로 옆으로 돌아갔다"며 참작해달라는 그의 말을 법원은 들어주지 않았다.
되레 법원은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징역 8년의 최고형을 선고했다.
피해자 A씨 측 변호인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검찰 구형이 6년이라 아쉬웠는데 8년을 선고한 것은 전향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중요소가 있어서 양형위 권고형이 4~8년인데 범위 내 최고형을 선고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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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착용한 렌즈가 순간적으로 옆으로 돌아갔다"며 참작해달라는 그의 말을 법원은 들어주지 않았다. 되레 법원은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징역 8년의 최고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52·남)씨에게 최근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그보다 더 높은 형량을 내렸다.
김씨는 지난해 11월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근에서 혈중알콜농도 0.079%의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20대 대만인 여성 A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규정속도보다 시속 30㎞ 빠른 시속 80㎞로 운전 중이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횡단보도 보행 중 음주운전자의 사고로 28살 청년이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해당 청원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김씨 측은 지난달 8일 마지막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사고 당시 음주수치가 높지 않았고 착용하고 있던 렌즈가 돌아가 당황한 탓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단호했다. 민 판사는 "과거 음주운전 2회 처벌 전력에도 또 다시 음주운전에 신호위반, 제한속도를 초과해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하던 피해자를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했다"며 "눈 건강이나 시력이 좋지 못하다면 운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술까지 마시고 운전해 비난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의 충격과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다"며 "피해자의 유족과 지인들이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피고인의 차가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점, 피고인이 현지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피해를 회복하려 노력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피해자 A씨 측 변호인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검찰 구형이 6년이라 아쉬웠는데 8년을 선고한 것은 전향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중요소가 있어서 양형위 권고형이 4~8년인데 범위 내 최고형을 선고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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