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도 직접 기획한 필립공..英여왕은 홀로앉아 배웅했다

최정동 2021. 4. 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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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부군 필립공이 17일(현지시각) 런던 교외 윈저성에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왼쪽 위)이 17일 윈저성 성조지 예배당에서 열린 부군 필립공 장례식에 참석해 운구 행렬이 장례식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9일 99세를 일기로 타계한 필립공은 73년간 여왕의 곁을 지켰다. AP=연합뉴스

100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9일 별세한 필립공은 윈저성 내 성조지 예배당 지하 왕실 묘지에 안치됐다. 장례식에는 여왕과 자녀 등 가족과 가까운 친척 30명만 참석했다.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시신 참배를 포함해 사람이 밀접 접촉하는 행사는 모두 생략됐다. 식은 TV와 라디오로 중계됐고, 전국적으로 1분간의 묵념과 함께 예포가 발사됐다. 장례식을 끝으로 공식 애도 기간은 종료된다.

필립공의 운구행렬이 가족과 함께 성조지 예배당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필립공의 장례식에는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가족 등 30여명만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성에서 17일 장례식 시간에 맞춰 예포를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리미어 리거도 1분간 묵념했다. 17일 울버햄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턴 원더러와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 AFP=연합뉴스
찰스 왕세자(앞줄 왼쪽) 등 영국 왕실 가족들이 운구 행렬을 따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필립공은 20여년 전부터 장례식을 손수 기획했다고 한다. 영구차는 개조한 랜드로버가 사용됐다. 차량 개조는 2003년부터 16년간 진행됐으며 필립공이 도색까지 세세하게 관여했다. 찰스 왕세자 등 직계가족 9명이 8분간 영구차를 따라 걷고 여왕은 그 뒤에서 차량으로 이동했다. 운구 행렬은 보병부대와 해병대 등이 호위했다. 관 위에는 개인 깃발과 해군 모자, 칼, 화환이 놓였는데 깃발엔 덴마크, 그리스, 에든버러 그리고 자신의 성인 마운트배튼을 상징하는 그림이 들어갔다.

필립공의 관에는 개인 깃발과 해군 모자, 칼, 화환이 놓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왕세손 윌리엄과 미국에서 귀국한 해리 왕자가 나란히 운구행렬을 따라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장례식에는 미국으로 떠난 해리 왕자도 귀국해 참석했다. 영구차 행렬에서 형 윌리엄과 떨어져 걸었지만, 장례식 후에는 형제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부군 필립공의 장례식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여왕이 홀로 떨어져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장례식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지켰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70여년 곁을 지킨 필립공을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홀로 떨어져 앉아야 했다. 사람을 가리지 않는 코로나 19가 불러온 모습이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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