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후광효과' 시흥 신고가 행진.. 한 달 만에 2억 '껑충'

류태민 2021. 4. 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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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3월 아파트값 상승률 3.64%.. '전국 1위'
교통 대책 등 인프라 조성 기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0.49%..4주 연속 고공행진
"서울에서 내 집 마련 못한다"..중저가 매물 찾는 수요 몰려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광명·시흥지구가 신도시로 지정되고부터 매수 문의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한창 3기 신도시 취소 얘기가 나오며 주춤했지만 정부가 강행한다고 발표하자 수요자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어요."(시흥 은행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

정부가 광명·시흥 신도시를 발표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시흥 집값 열기는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신도시 발표 ‘후광효과’로 수요가 몰리면서 시흥의 아파트 값은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18일 아시아경제가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도시 발표 직후인 지난 3월1일부터 29일까지 한 달간 시흥 아파트 매매가는 3.64% 올랐다. 상승률 기준 전국 1위다. 경기 의왕이 3.55%, 안산이 3.42%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아파트 거래도 급증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에는 1172건으로 1월(897건)대비 30.6% 증가했다. 이날 기준 3월 거래 건수도 1043건으로 1000건을 넘겼다. 신고 기한이 최대 2주 가량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보다 거래 건수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용 84㎡ 한 두 달새 2억가량 올라… 호가 14억까지 치솟아

한두 달 새 2억원 가량 값이 뛴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흥 대야동 ‘시흥센트럴푸르지오’ 84㎡(전용면적)는 지난달 5일 8억63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2.4대책이 발표된 지난 2월4일 거래가(6억70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현재 해당 면적의 호가는 9억원~14억원에 형성됐다.

은행동에 위치한 ‘시흥은계우미린더퍼스트’ 115㎡도 지난달 11일 10억1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는 지난 2월9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1억5000만원 넘게 뛴 것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인근에 신도시가 들어서며 이곳 일대의 주거환경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거주 수요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신안산선·대곡소사선 등 교통 대책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 조성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광명·시흥 지구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인근에 위치한 시흥 일대에도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의 수요가 몰린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흥은 젊은 층이 매입하기 좋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아 최근 ‘내 집 마련’ 수요가 이곳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기 숨고르는 새… 상승세 탄 인천 집값

경기권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지역은 시흥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 등 수도권 주요지역의 부동산 광풍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인천이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매물을 찾아 인천으로 몰린 탓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5일 기준) 인천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9%를 기록하며 지난해 3월16일(0.53%)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15일 0.36%를 시작으로 0.46%(3월22일)→0.48%(3월29일)→0.49%(4월5일) 4주 연속 상승폭이 더 커졌다.

반면 서울과 경기 지역 아파트값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2.4대책 구체화 등으로 매수세 위축과 관망세가 이어지며 같은 기간 서울(0.06%→0.05%)과 경기(0.36%→0.34%)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민간 통계에서도 인천 아파트값 상승세는 서울·경기와 비교해 두드러진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1월4일 기준 0.22%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며 지난달 22일 0.82%까지 훌쩍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집값 상승률은 0.3%에 그쳤다.

한 달 만에 3.27% 올라 상승세를 이끈 인천 연수구의 송도국제도시에서는 10억원 넘게 거래되는 중형 면적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 84㎡(전용면적)는 지난 1월 11억3500만원에 거래되며 같은 면적 기준 송도 내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근에 위치한 ‘송도더샵퍼스트파크’와 ‘송도더샵마스터뷰’ 84㎡도 지난달 각각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 천장’을 뚫었다. 올 들어 송도에서 10억원을 넘긴 중형 면적 거래는 총 12건이다.

경매 열기도 후끈…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

아파트 가격이 잇따라 오르며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법원경매에도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 ‘3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103.8%로 집계되며 지난해 4월 103.9%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최고가 기록한 셈이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예컨대 감정가 1억원짜리 아파트라면 1억38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이 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내 집 마련’ 수요가 인천으로 몰리면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전세난이 이어지며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인천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월 인천 아파트 거래량 4926건 중 1788건(36.3%)을 외지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지역 내 잇따른 교통호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와 D노선에 속해 장기적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될 예정이다. GTX-B는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서울역·청량리 등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GTX-D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경기도(검단~하남)와 인천(인천공항~부천)에서 제안한 노선 모두 인천이 포함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천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아파트가 많아 최근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GTX 뿐만 아니라 7호선 연장, 제2경인선, 월판선 등 각종 교통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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