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美·英 백신 도박 걸때, 방역 모범국 韓 너무 신중했다"
미국 CNN이 한국과 뉴질랜드, 호주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아시아-태평양(아·태) 나라들이 정작 백신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 접종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 등 국가는 백신에 도박을 걸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상반된 평가를 했다.
16일(현지시간) CNN은 "뉴질랜드와 호주는 코로나 성공스토리였다. 왜 백신 확산에는 뒤처지고 있나" 제하 보도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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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실패 미·영, 백신 도박 성공"
CNN은 우선 뉴질랜드 등 아·태 국가를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CNN은 "다른 나라들이 수개월에 걸친 봉쇄와 병원 시스템 붕괴와 맞서 싸우는 동안, 뉴질랜드는 5주간의 전국적인 봉쇄 뒤 정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평가하며 "이는 다른 아·태 국가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호주의 싱크탱크 연구 결과를 인용한 CNN은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을 방역 면에서는 최악의 나라라고 지적했다. CNN은 "두 나라(미·영) 지도자들은 전염병 팬데믹 사태를 다루는 데 치명적인 실패로 간주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CNN은 미국과 영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은 대대적인 예방 접종 캠페인에 있어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방역에 찬사를 받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백신 확산에 뒤처지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아·태 국가들이 이러한 상황에 처한 이유에 대해 CNN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한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라며 "아·태 국가들은 다른 나라들만큼 일찍 백신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백신의 빠른 확산에 실패한 아·태 국가들과 달리 미국과 영국은 이른바 '백신 도박'에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금융회사 ING의 아·태지역 본부장 로버트 커널은 "영국은 백신 개발사에 돈을 거는 도박을 했고 돈을 딴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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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모범 국가, 신중해서 늦었다"
아·태 국가들의 '백신 신중론'이 백신 확보에 걸림돌이었다는 평가를 하면서 CNN은 앞으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결국 코로나19 종식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뉴질랜드 정부 지도자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백신 신중론을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CNN은 "(아·태 국가의) 리더들은 백신이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백신 확산이 늦어지는 상황을 방어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서두르지 않을 경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과 호주 정부가 백신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사망자가 26명에 그친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지난 11일 "우리 국민은 안 죽고 있고, 해법이 다르다"며 백신 확산이 느린 상황에 대해 항변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 CNN은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도 어떤 부작용을 관찰할 시간을 벌기 위해 서둘러 백신을 들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빌 바우텔 공중보건 교수는 "국민의 90%가 백신을 맞지 않은 나라에선 큰 피해가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나는데 대다수 주민이 백신을 맞지 않은 '섬'에 있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5일 기준 미국에서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이들의 비율은 38.2%다. 접종을 완료한 이들의 비율도 24.6%에 이른다. 영국의 경우에도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이들이 48.8%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에서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이들은 2.7%에 불과하다. 접종을 모두 마친 이들의 비율은 0.12%에 그친다. 일본(1회 이상 0.93%), 호주(1회 이상 0.62%), 뉴질랜드(1회 이상 2.1%) 등도 마찬가지로 낮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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