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반성한다"더니..여당 초선들, 1주만에 '문파' 러브콜

심새롬 입력 2021. 4. 17. 17:05 수정 2021. 4. 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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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처럼회' 소속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궐선거 (패인 분석)에서 그 부분(조국 사태)을 다시 끄집어낼 필요는 없다.” (4월 16일, 김용민 민주당 의원)

친조국 성향 강성 지지자들과 거리 두기를 하는 듯했던 더불어민주당 초선들 사이에서 원점 회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주일 전(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검찰개혁의 대명사로 생각했다”(더불어민주당 2030 국회의원 회견문)며 민심(民心)과 당심(黨心) 간 괴리를 반성했던 목소리가 점차 희석되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김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면서 “동료·선배가 적극 권유했고 지지자와 당원도 출마를 요구했다”고 도전 배경을 밝혔다. 출마 선언 현장에 함께 나온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더민초(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에서 당 지도부 (구성)에 참여하자고 결의를 했었다”며 “초선 대표성을 갖고 출마하는 적합한 분이 누구냐 해서 김용민 의원을 우리가 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서울 서초동 촛불 집회에서 적극적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 친여 지지자들에 이름을 알린 뒤 21대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 친조국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이날 “강성 당원과의 관계를 향후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성 당원이라고 표현되지만 (그들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당원분들”이라며 “당원 설득과 이해부터 시작해야 그다음 (당원 외)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재보선 참패 후 중도 확장성을 고민하기보다는 이른바 ‘문파’로 불리는 열성 지지층과의 적극적 소통을 더 우선하겠다는 취지의 말이다. 이날 김 의원의 출마 회견 자리에는 박주민, 이재정, 황운하, 이규민, 민형배, 김승원 등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함께 나왔다. 2030 초선 의원들의 조국 사태 사과에 동참했다 해명한 장경태 의원도 동참했다.

오는 5.2 전당대회에서 치러질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는 전혜숙(3선), 강병원·백혜련·서삼석(이상 재선), 김영배·김용민(이상 초선) 의원, 황명선 논산시장 등 7명이 도전장을 냈다. 민 의원은 나란히 친문으로 분류되는 두 초선 의원이 “초선 대표성”을 갖는다고 설명했지만 당내 모든 초선이 여기에 동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초선 모임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한 의원은 회견 직후 통화에서 “초선 모임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정해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초선의 출마 필요성을 응원한다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나도 최고위원 경선에 나가라는 당원들 문자를 많이 받았지만, 나갔다가 조국 프레임에 휘말릴 것이 우려돼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윤호중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태년 전 원내대표와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친문 대 비주류’ 대결 양상으로 치러졌던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문 성향의 윤호중 의원이 승리한 걸 계기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열성 지지층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선 최고위원 도전자 중 친문으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은 출마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분(친문 지지층)들은 태극기 부대와는 다르다. 태극기 부대는 선동적인데 우리 당원들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 “쇄신과 반성”을 맨 먼저 주장하고 나섰던 초선 의원들이 지나치게 쉽게 휩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초선 5적’으로 몰려 고초를 겪는 일도 있다지만 당이 새롭게 거듭나야 하는 이런 때에는 초·재선 의견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한 전직 최고위원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초선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겠느냐”라면서 “내무반 수류탄 던지기 식의 책임론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다양한 의견이 당내에 분출되야 한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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