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 천식 필수품 '흡입제', 부작용 없이 사용하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몇 배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천식 ,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만성호흡기질환자들이다. 이들은 코로나에 감염되면 더욱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흡입제는 거의 매일 사용해야 하는 약이라 장기간 사용하기 꺼려질 때가 잦다.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흡입제를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쓰는 흡입제, 무슨 성분일까?
흡입제는 사용 목적에 따라 크게 '질병 조절제'와 '증상 완화제'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질병조절제는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조절하고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염증을 조절하는 흡입 스테로이드제와 기관지 확장 작용이 있는 지속성 베타2효능제 및 항콜린제가 대표적인 성분이다.
질병조절제 중 흡입 스테로이드제(플루티카손 등)는 가장 효과적인 천식 치료제로 기도의 염증과 과민성을 조절하여 폐 기능을 개선한다. 흡입 스테로이드제로 천식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지속성 베타2효능제(인다카테롤 등)를 함께 사용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는 지속성 베타2효능제와 항콜린제(티오트로퓸 등)를 단독 또는 복합제로 사용하는데, 기관지 확장 효과가 있어 폐 기능을 개선하고 급성악화를 예방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에서 폐 기능 저하가 심한 경우에는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증상완화제는 질병조절제를 사용해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때 사용한다. 증상완화제는 신속히 기도를 확장해 증상을 개선하는 약물로 숨이 차거나 기관지 증상이 갑자기 심해질 때 응급으로 사용한다. 속효성 베타2효능제(살부타몰 등)와 속효성 항콜린제(이프라트로퓸 등)이 대표적인 성분이다.
사용법 제각각인 흡입제, 어떻게 써야 하나?
흡입제는 흡입 용기의 형태에 따라 크게 정량식흡입제와 건조분말흡입제로 구분한다. 두 가지 모두 사용하기 전에 숨을 충분히 내쉰 후 약물을 흡입하고, 흡입 후에는 폐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도록 10초간 숨을 참아야 한다. 다만, 약을 흡입하는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다.
정량식흡입제는 약물이 일정량씩 분사되는 에어로졸 제품으로 분사되는 약물을 효과적으로 폐에 도달하도록 흡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병원약사회 이지연 홍보부위원장(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약사)은 "정량식흡입제는 잘 흔들어 약 농도를 일정하게 한 후, 흡입구 주위를 입술로 물어 틈을 없애고 나서 흡입기를 눌러 약물이 분사되는 동시에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피헬러, 에보할러, 레스피맷, 풀루티폼 등을 처방받았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 약을 흡입해야 한다.
건조분말흡입제는 일정량씩 준비된 건조분말을 직접 들이마시는 약이다. 이지연 약사는 "건조분말흡입제는 흡입력을 통해 폐에 약물을 전달하는 제형이기에 빠르고 세게 흡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터부헬러, 디스커스, 엘립타 등이 대표적인 건조분말흡입제다.
매일 사용하라는 흡입제, 사용 깜박했다면?
흡입제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정확한 방법으로 사용해야 하나 쉽지 않다. 먹는 약도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하기 쉽지 않은데, 사용법까지 까다로운 흡입제는 규칙적으로 사용하기가 더욱 어렵다. 매일 사용하라고 한 흡입제 사용시간을 놓쳤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지연 약사는 "흡입제 사용을 깜박했다면, 생각난 즉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단, 1회 용량만 사용하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흡입제 사용할 때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약이 있을까?
흡입제는 먹는 약이 아니기에 먹는 약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흡입제와 궁합이 맞지 않는 약이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뇨제 등 일부 약들은 흡입제와 함께 사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지연 약사는 "고용량 베타2효능제 성분 흡입제를 사용하는 노인의 경우, 이뇨제를 함께 사용하면 떨림이나 저칼륨혈증이 더 흔하게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흡입제와 같은 계열 또는 반대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면, 중복 또는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기존에 복용하는 약물이 있다면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어린이 흡입 자체가 힘든데… 쉬운 흡입제 사용법은?
흡입제는 환자가 직접 들이마시는 방식으로 투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폐활량이 좋지 못한 노인이나 어린이는 흡입제 사용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만일 흡입제 사용이 어렵다면 보조기구 '스페이서'를 사용해 보자. 스페이서는 분사된 약물을 일정 공간에 가두어 지속적으로 흡입할 수 있도록 만든 보조 장치다.
이지연 약사는 "먼저 정량제흡입제를 잘 흔들어 스페이서 연결링에 끼우고, 스페이서 흡입구를 문 다음에 흡입기를 1회 눌러 약물을 내부에 채우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에 입으로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5~10회 정상호흡을 한 후에 마지막 호흡은 깊게 들이마신 다음, 흡입기에서 입을 떼고 10초간 숨을 참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서의 관리는 일주일에 한 번 중성세제를 푼 물에 담가 씻은 후 흐르는 물에 헹구어 자연건조시키면 된다.
흡입제 사용자가 꼭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흡입제지만 잘못된 사용방법이나 불가피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용 전후 관리가 중요한 대표적인 약은 스테로이드 흡입제다. 이지연 약사는 "스테로이드 흡입제는 약물이 입안에 남게 되면 칸디다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흡입한 후에는 입안을 물로 헹궈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량 또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사용하는 어린이는 성장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이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량의 스테로이드 흡입제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흡입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성분에 따라 빈맥, 심부정맥 악화, 충치, 배뇨장애 등이 있다.
이지연 약사는 "베타2효능제는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빈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민감한 환자는 심부정맥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약사는 "흡입 항콜린제의 경우 전신 흡수가 미미하고 치료 용량범위가 넓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나, 장기간의 구강 건조로 인해 충치 발생 및 배뇨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녹내장 환자는 눈에 흡입 항콜린제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흡입제 사용이 처음이거나 사용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병원약사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자. 병원약사에게 흡입제 설명을 요청하면 자세한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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