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서 힌트 얻은 지방소멸 대책, 경북형 클라인가르텐이 뭐지?
경북도가 1980년대 독일에서 시작한 '클라인 가르텐'조성사업으로 농촌 살리기에 나섰다. 휴양과 농업생산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춘 가족형 작은 정원을 만드는 게 핵심 내용이다. 클라인가르텐은 독일어 Klein(작다)과 Garten(정원)의 합성어다.
경북은 ‘경북형 클라인가르텐’ 사업 대상지로 최근 경북 문경시를 선정했다. 문경시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비롯한 교통망이 잘 정비돼 있어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내외 접근이 가능한 교통의 요지라는 평가를 받아 최종 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다. 특히 2023년 중부내륙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강남에서 문경까지 1시간 19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문경시는 ‘온 가족이 오고 싶은 문경 온데이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영순면 김용리 일원에 ‘가족형 작은정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개별 텃밭과 정원, 주차장을 갖춘 개별체류시설, 어린이 숲 놀이터, 물놀이장·족욕탕, 오토캠핑장, 스마트팜 등 공동이용시설이 조성된다. 사업비 4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 12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회의실에서는 '농촌살리기'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경북도청 정책자문위원회 복지보건가족 분과위원회 첫 회의 자리였다. 복지·가족 분야 전문가 15명과 관련 부서 공무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2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인구가 2만838명 줄어든 가운데 경북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2030세대만 10만여 명이 순유출됐다. 특히 지난해만 젊은 층 2만여 명이 경북을 떠났다. 경북 23개 시·군 중 19개가 소멸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회의에서 나온 여러 아이디어 중 ‘경북형 클라인가르텐 조성사업’이 주목을 받았다. 클라인가르텐은 작은 텃밭이 딸린 별장주택이라 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이미 널리 퍼져있는 주말농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체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클라인가르텐은 1983년 독일에서 시행된 것이 시초다. 과도한 도시화로 주거환경이 악화하면서 건강이 나빠진 이들에게 햇볕을 쬐게 하고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1993년 클라인가르텐을 도입한 일본은 독일과는 다르게 ‘도농상생’ 개념을 도입했다. 도시민의 전원생활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면서 농촌지역 활성화를 함께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북형 클라인가르텐’은 여기에 거주의 개념을 결합해 장기적으로는 삶의 터전을 옮기도록 하는 ‘체류형 모델’이다. 도시민이 이곳에서 전원생활을 체험하고 농촌에 유동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귀농·귀촌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인구유입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뿐 아니라 경기도나 전남도 등에서도 체류형 주말농장 모델을 도입하면서 클라인가르텐 형태로 나아가는 방안을 실험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클라인가르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인구가 밀집돼 감염병에 취약한 구조인 도시보다는 한적한 농촌 생활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면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저출산과 인구 위기는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로 국가 차원의 대책이 중요하다”며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는 다각적인 정책 마련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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