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60% 농축 성공했다"..핵무기 제작 농도 쫓는 이란, 왜
로하니 대통령 "원하면 오늘이라도 90% 농축 가능"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나탄즈 핵시설에서 농도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80~90% 농축 수준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리 아크바르 살레이 이란 원자력기구(AEO) 대표는 이날 타스님뉴스에 출연해 “나탄즈 핵시설에서 순도 60% 우라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현재 시간당 9g씩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젊고 경건한 이란의 과학자들이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며 “이란 국민들의 의지가 기적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앞으로도 어떠한 음모도 막아낼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11일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중부 나탄즈 핵시설에는 외부 테러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스라엘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우라늄을 농축하는 지하 원심분리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내부 전력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되는 대형 폭발이 있었다”며 “복구에만 최소 9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를 지목해 복수를 천명했다. 다만 “우라늄 농축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지난 1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우라늄 농축 수준 상향 방침을 통보했다.
이번에 생산된 60% 농도의 우라늄은 통상 핵무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80~90% 수준보단 낮지만, 원자로에 사용되는 3~5% 농도에 비해선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란이 IAEA에 농축 수준 상향을 통보하고 사흘만에 농축 성공을 발표한 것은 최근 진행 중인 핵 합의 복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 등 서방 5국과의 핵 합의 협상이 타결된 후 원자로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도를 3%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JCPOA를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다시 농축 수준을 점차 올려왔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5일 한 석유화학 사업 관련 화상회의에서 “진즉 60% 농축을 할 수도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오늘이라도 우라늄을 90%까지도 농축할 수 있지만 이란은 핵폭탄 취득을 추구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서방이 핵 합의를 준수하면 이란도 우라늄 고농축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선 유럽연합(EU)의 중재로 미국‧이란의 핵 합의 동시 복귀를 타진하기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다.
6일 당시만 해도 러시아 대표부의 미하일 울리야노프 대사가 트위터에서 “JCPOA 공동위원회 회의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 11일 나탄즈 원전이 공격을 받으면서 서방과 이란과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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