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신임 정무수석 "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 되겠다"
16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된 이철희(57)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 정무수석 중 처음으로 ‘친문’(친 문재인)계가 아니다. 그가 정무수석으로서 언론 앞에 처음 서서 한 말은 “할 말은 하고, 아닌 것은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가 되겠다”였다. 친문계인 전임 최재성 전 정무수석이 고별사에서 “(현 정부엔) 측근이나 친인척 비리도 없다. 국민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라고 말하고 내려간 직후였다.
이철희 수석은 경북 영일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금정초와 동래중 동문이다. 유 실장이 13살 위다. 이 수석이 2018~2019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일 때 유 실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유 실장이 고향 후배라서 이 수석을 잘 챙겼다. 이번에도 유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수석을 강력히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고려대 정외과를 나와 1994년 국회의원 비서로 정치권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 행정관, 김한길 전 의원 보좌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노무현 캠프에서 미디어선거특별본부 간사 등을 거쳤다. 그는 정치평론가 활동을 계기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는데, 특히 JTBC ‘썰전’에 출연하며 특유의 촌철살인 평론으로 주목받았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표이던 문 대통령이 직접 이 수석을 당에 영입했고, 총선에서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홍영표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야당과 선거법 개정안 등을 협상을 했다. 결국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고, 법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야당 반대 속에서 처리됐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였지만 ‘친문’ 계파색은 옅은 편이었다. 패스트트랙 정국과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민주주의는 상호존중과 제도적 자제로 지탱되어왔다는 지적, 다른 무엇보다 민주주의자로 기억되고픈 제게는 참 아프게 다가온다”고 했다.
그는 학구적인 정치권 인사로 평가받는다.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뒤 기존에 수료만 했던 한신대 대학원 박사 과정의 논문을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비교하는 논문이었는데, 두 탄핵을 ‘당파적 탄핵’과 ‘대중적 탄핵’으로 각각 평가했다.
이 수석은 국회에서 나온 뒤 민주당을 탈당했다. 지난해 6월 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 첫 방송에서 “좌든 우든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방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진이 된 그에 대한 청와대의 기대도 비슷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있으며, 복잡한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그를 소개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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