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와 통합 추진 찬성"..주호영은 조기 사퇴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16일 의견을 모았다. 다만 통합은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기로 해 실제 합당하기까지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은 있다. 물밑에서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해온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조기 퇴진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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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조기 퇴진"…새 원내대표가 합당 추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주 권한대행은 “최단시간 내 후임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한 의원이 “그럼 지금부터 전(前) 원내대표냐”고 묻자 주 권한대행은 “잡무가 좀 남았다”고 받아치며 의총장에 잠시 웃음이 퍼졌다고 한다. 이날 조기 퇴진 의사를 밝힌 주 권한대행은 다음 주 예정된 대정부질문 때까진 원내대표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4ㆍ7 재ㆍ보궐선거 이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떠나면서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일부 비대위원들과 차기 당권 주자 중 일부가 “주 권한대행이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주 권한대행은 이날 선제적으로 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의총에선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 과정을 일부 소개했다. 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당은 합당을 원하고 있고 일체의 요구사항이 없다. 부채를 포함한 국민의당의 자산과 당직자 고용 승계도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안 대표는 “시ㆍ도당 7곳을 다니면서 당원의 의견을 묻고 있는데, 다음 주 금요일(23일)이면 의견 수렴이 끝난다. 수요일에 방문하는 광주가 분기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총 참석자들은 대체로 국민의당과의 야권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다만 합당 이후에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치를지, 아니면 전당대회를 치른 뒤 합당을 할지가 주요 쟁점이었는데 이 부분에선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가 통합을 추진하는 데 찬성한다”는 선언적 성격의 결론을 내놨다.
다만 실제 양당 간의 통합 과정이 매끄러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비판적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국민의힘 비대위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합당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합당에 공감하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준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결국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비대위의 태도가 합당의 결정적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당 과정에서 원외 당협위원장 자리 배분과 당직자 고용 승계 등의 문제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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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세월호 기억식 참석…5년만
한편 주 권한대행을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부 주최의 세월호 참사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앞서 주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의총 모두발언에서 “많은 국민께서 어린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데 죄책감과 상처를 갖고 있다”며 “비통함과 무력감을 다시는 느끼지 않도록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 시작 전에 묵념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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