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맞으라는데..

나건웅 2021. 4. 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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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여성암이다. 자궁경부는 질과 자궁이 만나는 자궁목 주위를 말하는데 이곳에 생기는 암이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데, 주로 성교를 통해 감염된다. 다행인 점은 성 경험 이전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할 경우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단, HPV 예방접종을 해도 기존에 HPV 감염돼 있다면 그 바이러스에 관련된 질병은 치료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 접종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최은정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남성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으면 여성과 마찬가지로 HPV 감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암을 예방할 수 있다. HPV 16형과 18형은 전체 항문암의 약 90%를 차지하고 구강암·인두암·음경암을 유발한다. 6형과 11형은 성기 사마귀의 원인 중 약 90%를 차지한다.

남성 예방접종은 여성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현저히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유럽연합(EU) 모델링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 청소년과 20대 성인 여성이 단독으로 백신을 접종했을 때 보다 남녀 모두 HPV 백신을 접종했을 때 유병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또 남성의 HPV 감염이 감소하면 여성의 HPV 관련 질환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HPV 백신은 HPV에 노출되기 전, 즉 성 경험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1∼12세경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만 12세 여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한다. 또한 13~26세 여성 중 정규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았거나 접종 횟수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 연령에 따라 2회 또는 3회의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HPV 노출 가능성이 있는 27세 이상 성인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낫다. 아직 노출되지 않은 다른 HPV 유형에 대해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은정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HPV는 HPV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교, 성기 접촉 혹은 구강성교 중에 감염될 수 있다. 대개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감염되고 또 전염시킨다. 현재까지는 남성을 위한 HPV 검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남성은 더더욱 본인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다. HPV 감염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남성과 여성 모두 백신을 접종해 최대한 많은 유형의 HPV에 대한 항체를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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