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40% 늘어난 '성조숙증'..치료는 어떻게?
성조숙증은 호르몬 과잉으로 초경이나 몸에 털이 나는 ‘2차 성징’이 사춘기보다 빨리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성조숙증은 매년 증가해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은 아이가 2015년 8만3998명(남 7040명, 여 7만6958명)에서 2019년에 총 11만8371명(남 1만3460명, 여 10만4911명)으로 5년간 40% 가까이 늘었다. 여아가 남아에 비해 성조숙증 진단이 약 7.8배 높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소아비만, 스트레스, 환경 호르몬 노출, 스테로이드 사용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선행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는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은 또래들과 다른 신체적 변화로 위축되거나 수치심을 느끼고 놀림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심리적 문제가 생기고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또 성호르몬 영향으로 성장이 빨라 또래 아이보다 키와 몸집이 클 수 있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히기 때문에 최종 키는 오히려 작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아는 가슴멍울이 잡히기 전, 남아는 음모가 발달하기 전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슴멍울이나 음모 발생이 없으면 성조숙증을 의심하기 힘들다. 가슴멍울 혹은 음모 발생 직후에 치료하는 것이 차선이다. 한방병원에서는 증상 감별을 위해서 신장 허약, 간 순환장애, 비만 감별에 사용되는 맥파 검사를 진행한다. 또 엑스레이(X-ray) 검사와 호르몬 검사 결과로 최종 진단을 한다.
환아 상태에 따라 처방하는 약 종류를 달리해야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선행 교수는 “일정 시간마다 열감이 있고 잘 때 땀이 나며 손발이 화끈거리는 경우 신장이 허약하다고 판단해 자음강화탕, 지백지황환 계열의 한약을 사용한다. 짜증이 많거나 답답하고 한숨을 잘 쉬는 아이는 간의 순환이 잘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소요산, 용담사간탕 계열을 적용한다. 비만으로 인해 성조숙증이 유발됐다고 판단되면 비만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태음조위탕, 육군자탕 계열의 한약을 쓴다”고 설명했다.
성조숙증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육류는 지방을 뺀 살코기 위주로 먹고 껍질과 내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홍삼·녹용·복분자 등 보신 식품과 된장·청국장·두부 등의 콩류는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비만인 아이는 장어, 메기, 생선 알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식품과 초콜릿, 커피, 탄산음료 등 당분이 많은 식품을 피해야 한다.
[나건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