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회담, 한일관계도 의제 오르나.."美, 고통스러울 정도로 우려"
백악관 "안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
공동성명서에 대만 문제 거론 가능성
FP "양쪽 모두 실패해선 안 되는 회담"
미국 백악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릴 미·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중국 견제와 함께 북핵 문제를 꼽았다. 한·일 관계 역시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미·일 정상회담 의제를 묻는 기자 질문에 중국과 북핵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안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해 서로 협력하고 조정하는 것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맞는 첫 외국 정상이다. 외신들은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바이든 대통령이 단순한 협력 이상을 스가 총리에게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먼저 두 정상이 회담 후 대만 문제를 직접 언급할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 강조하는 문구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측과 회담 후 같은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1969년 이후 미·일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된 적은 없었다.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총리가 "대만 지역에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것은 일본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성명을 낸 게 마지막이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일본에 장거리 미사일 배치를 요청하는 것이다. 실제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서태평양에 지상 발사형을 포함한 장거리미사일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일본 내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거라고 NYT는 내다봤다.
한편 로이터는 미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미·일 정상회담 테이블에 한·일 관계 문제도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한·일간의) 정치적 갈등이 동북아에서 우리의 역량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스가 총리와 자세히 이야기 나누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일 관계가 현재 수준까지 떨어진 것을 보면서 거의 고통스러운 수준의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을 향해 강력한 동맹을 과시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지지율이 떨어진 스가 총리 모두 다급한 상황이다. 그래서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이 둘 모두에게 "실패해서는 안 되는 회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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