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개편도 소용 없네"..자존심 구긴 MBC 새 예능·드라마 성적

류지윤 2021. 4. 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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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1~3%대
'쓰리박' 마지막 방송 앞둬

MBC가 지난해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4개의 예능 프로그램을 신설 배치하고, 잠정 폐지됐던 드라마를 부활시키며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다.


'아무튼 출근', '볼빨간 신선놀음', '심야괴담회'는 각각 신선한 소재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정규편성이 되자 경쟁 프로그램들의 선전과 기존의 예능 공식을 따라가며 매력이 반감된 모양새다.


유튜브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브이로그 형식을 이용해 요즘 시대 사람들의 직장 생활을 엿보는 기획인 '아무튼 출근'은 첫 방송 3.9%로 출발했지만 2%대까지 떨어져 6회까지 선보인 최근 방송이 3.2%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소아 치과의사, 의대생, 프로야구 매니저, 소방관, 대형마트 과일 바이어, 공항 철도 기관사, 목수, 기자, 은행원, 엔지니어 등의 직업을 가진 이들이 출연해 자신의 일과를 소개하고 각자 느끼는 고충과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브이로그 형식과는 차이가 있었다. 브이로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남의 일상을 엿본다는 심리도 있지만 나와 다르지 않게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얻는 공감의 역할도 크다.


하지만 '아무튼 출근'은 브이로그보다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가깝다. 1인칭 시점에서 카메라를 향해 말하고 인사하는 것보다 제작진이 세팅해놓은 카메라를 통해 노출되는 출연진의 일상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실내 토크쇼 포맷으로 전환한 후, 다양한 직업군을 스튜디오 초대해 이야기를 들으며 이미 좋은을 반응을 얻고 있다. '아무튼 출근'은 포맷은 다르지만 인물보다 직업에 초점이 맞춰지며 결국 '유퀴즈'와 말하고자 하는 기획의도와 닮아있다.


'심야괴담회'는 현재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공포 콘텐츠로 눈에 띄기는 성공했지만 흥행으로 연결시키진 못하고 있다. 국내 최초 괴담 스토리텔링 첼린지로,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연을 채택해 MC들이 소개하고 투표로 가장 무서운 사연을 꼽는 방식이다. 투고 사연을 활용해 시청자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호불호가 강한 공포 콘텐츠를 다루다보니, 시청자 폭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시청률이 '심야괴담회'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1.8%로 돛을 올렸지만 최근 방송분은 1.5%까지 하락했다.


'볼빨간 신선놀음'은 '볼빨간 라면연구소'에서 이름을 바꿔 편성됐다. 파일럿 당시에는 서장훈, 성시경, 하하, 김종국이 전국의 라면 레시피를 찾아 떠나는 포맷이었지만, 요리 주제를 라면에만 국한하지 않고 매회 주제에 맞게 요리 레시피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러다보니 그저그런 요리 예능이 되어버렸다. 요리 레피시를 공개하는 쿡방은 물론이고, 강도 높은 요리 서바이벌까지 무수히 요리 예능을 시청자들은 익숙해져있다. 요리 전문가가 아닌 방송인들의 주관적인 요리 평가가 '볼빨간 신선놀음'의 차별화라고 말하기엔 1%대 시청률이 매력도, 의미도 없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MBC가 히든카드로 내놓은 '쓰리박:두 번째 심장' 역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쓰리박'은 타국에서 대한민국으로 희망과 용기를 전했던 스포츠 스타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이 각각 골프, 요리, 사이클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쓰리박'은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했다는 사실로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노승욱 PD는 "세 사람의 조합은 방송계 숙원사업이자 꿈의 조합이다. 방송인들의 숙제를 MBC에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섭외에 자부심을 보였다.


첫 방송 시청률 4.4%를 기록하며 관심을 입증했지만 회차가 진행될 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회는 1.7%까지 하락했으며 최신 회차는 2.0%에 머물고 있다. 세 사람이 각자 운동이 아닌 골프, 요리, 사이클에 도전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별다른 감동을 안겨주지 못했다. 예능인이 아닌 스포츠 선수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 재미를 끌어내기에도 역부족이었다. 결국 감동도 재미도 잡지 못한 애매한 포지션의 프로그램으로 남게 됐다.


새로 부활한 미니시리즈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방송한 드라마 중 '꼰대인턴'의 7.1%가 최고 시청률이었던 MBC는 부진을 점검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나를 사랑한 스파이' 이후 미니시리즈 문을 닫았다. 그리고 3개월 만에 이민기 나나 주연의 '오!주인님'으로 미니시리즈를 부활시켰다.


이민기 나나를 내세워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겠다고 했지만 지지부진한 전개로 1%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먼저 등판한 JTBC '시지프스:myth', KBS2 '안녕 나야', tvN '마우스'보다 화제성도 저조했다. 지난 15일 첫 방송한 '로스쿨', '대박부동산'이 각각 5.1%, 5.3%로 시작, 비슷한 시간대 1.7%를 나타낸 '오!주인님'의 가시밭길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MBC가 미니시리즈를 중단한 사이, tvN은 '빈센조', SBS는 '펜트하우스'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은 드라마들을 만들어냈다. 반면 과거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했지만 새롭게 선보인 '오!주인님'마저 올드하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MBC는 류수영 주연의 '목표가 생겼다', 문소리 정재영 주연의 '미치지 않고서야', 남궁민 주연의 '검은 태양', 준호 이세영이 출연을 검토하고 있는 '옷소매 붉은 끝동'을 준비 중이다. 이 중 150억이 투입되고 '닥터 프리즈너', '스토브리그' 등 믿고보는 배우로 사랑 받는 남궁민이 출연하는 '검은 태양'이 MBC를 부진에서 구할 것이라고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검은 태양'은 하반기 편성으로, 그 전에 침체기를 타개할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해보인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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