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글로벌, 러 '스푸트니크V' 백신 위탁생산.. "전량 해외수출"(종합)
장기적 국내 활용 가능성은 긍정적이지만
당장 국내 수급 해결하진 못해
당국 "언급한 8월 국내 위탁생산 백신, 스푸트니크V 아냐"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춘희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인 휴온스글로벌이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백신 위탁 생산(CMO)에 나선다. 최대 월 1억회분 생산이 가능한 가운데 국내 기업이 기술이전을 통해 직접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나선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첫 물량은 전량 해외 반출용으로 국내 백신 부족을 당장 해결해 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역시 앞서 언급한 '8월 국내 위탁생산 백신'이 스푸트니크V 백신은 아니라고 밝혔다.
휴온스그룹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은 러시아 국부펀드(RDIF)측과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8월 시생산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휴온스글로벌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휴메딕스, 보란파마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각사 역량을 동원해 월 1억회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시설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시설 구축을 통해 최대 1억회분 생산이 가능하지만 실제 생산 물량은 RDIF가 요청하는 물량에 대응해서 생산할 것"이라며 "이번에 생산될 물량은 모두 해외 반출용"이라 말했다.
이와 별도로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도 자회사인 한국코러스를 주축으로 국내 7개 기관 및 기업과 스푸트니크V 백신 생산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컨소시엄에도 휴메딕스가 참여하고 있지만, 이번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과는 다르다.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은 연간 6억5000만회분의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예방 백신으로 승인을 받았다. 현재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 아르헨티나, 알제리, 헝가리 등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사용을 승인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이달 초 심사에 돌입했다.
스푸트니크V는 지난 2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다. 초기 러시아 당국의 성급한 승인으로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최근 임상 3상 결과를 통해 효능을 입증하면서 평가가 달라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에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나서면서 국내 수급과 활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랜싯 논문을 언급하면서 "평가할 수 있는 기반들이 마련됐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함께 주목하면서 여러 검증들이 지금 실시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도입 가능한 영역인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고려하면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자세도 전했다.
실제로 스푸트니크V 백신이 '혈소판 감소증이 동반된 희귀 혈전증'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를 사용한 바이러스 벡터 백신으로 개발된 백신이라는 점은 안전성 면에서 변수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러시아 정부가 스푸트니크V 백신에 혈전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같은 전달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브리핑을 통해 "국내 한 제약사가 해외승인된 백신 생산에 대해 구체적 계약 체결이 진행 중"이라며 "8월부터 해외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 생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발표 바로 다음날인 이날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의 계약이 체결되면서 정부가 언급한 백신이 스푸트니크V 백신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휴온스글로벌의 주가도 빠르게 상승하며 오전 11시36분 현재 전날 대비 29.82% 오른 5만1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손 반장은 "어제 발표한 내용들은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과 관계된 사항은 아니었다"며 "백신 수급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좀 알려드리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여드리기 위해 안내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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