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유채꽃과 파란 바다.. 비대면 드라이브로 딱입니다

정명조 2021. 4. 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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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서부해안로~지산민속로~참전복로~세방낙조로 드라이브 코스

[정명조 기자]

▲ 백수해안도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서해 최고 해안길이다. 해안선을 따라 16.8km에 이른다. 노을전시관에서 보는 윤슬이 아름답다.
ⓒ 정명조
▲ 영광대교 앞  백수해안도로에서 가까이 섬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 정명조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달렸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서해 최고 해안 길이다. 오래전에 그곳 가까이 숱하게 출장 갔지만 들르지 못한 곳이다. 그때는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일터를 오가기 바빴다. 며칠 머무르는 날이면, 밤에는 동료들과 회식하느라, 낮에는 일을 마무리하느라 얼굴을 붉혔다.
온 누리가 봄으로 가득한 날, 드라이브를 즐겼다. 전망 좋은 곳에 멈춰 바닷가를 걸었다. 알려진 대로 멋진 해안 드라이브 코스였다.
 
▲ 이충무공승전공원  울돌목 건너 진도대교 아래에 있다. 진도 저녁노을길이 시작하는 곳이다. 이순신 장군이 큰 칼을 움켜쥐고 울돌목을 바라보고 있다.
ⓒ 정명조
▲ 군내호  간척사업이 널리 퍼질 때 생긴 나리방조제 안쪽에 있는 호수다.
ⓒ 정명조
▲ 청룡안 앞바다  개매기 체험하는 곳이다. 밀물 때 그물을 치고, 썰물 때 갇힌 고기를 주워 잡는다.
ⓒ 정명조
저녁노을길

이충무공승전공원에 갔다. 울돌목 건너 진도대교 오른쪽에 있다. 이곳을 출발하여 '서부해안로'에 들어섰다. 파란 바다에 떠 있는 섬이 끊이지 않고 마중하고 배웅했다. 영광 백수해안도로에 견줄 수 있는 경치였다.

나리방조제를 지났다. 간척사업이 널리 퍼질 때 생긴 둑이다. 갯벌이 없어지고 넓은 들과 호수가 생겼다. 밀물 때면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출렁거렸다고 한다. 아이들이 걸음마보다 헤엄치는 것을 먼저 배운다고 할 정도로 좋은 놀이터였다고도 한다. 지금은 철새도래지다. 겨울이면 고니류가 찾아와 머물다 가는 곳이다.

반 시간쯤 가면 전두마을을 지나 청룡안이 나온다. 개매기 체험하기 좋은 어촌체험마을이다. 개매기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고기잡이 방법이다. 밀물 때 고기가 들어오면 그물을 내리고, 썰물 때 물이 빠지면 그물 안에 갇힌 고기를 주워 담는다. 마을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잦아들어 옛날처럼 체험 행사를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 쉬미항  가사도를 비롯하여 진도 서쪽에 있는 섬 여행 길목이다.
ⓒ 정명조
▲ 참전복로 해넘이  참전복로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다.
ⓒ 정명조
▲ 숙소 앞바다  세방낙조로 바닷가에 있는 숙소에서 보는 새벽 경치다.
ⓒ 정명조
쉬미항에 들렀다. 진도 서쪽에 있는 섬 여행 길목이다. 저도, 광대도, 송도, 혈도, 양덕도, 주지도, 가사도를 가사페리호가 오고 간다. 한때 이곳에서 낙조 유람선이 출발했다는데 지금은 없어져서 아쉬웠다.

참전복로 옆 바다는 온통 전복 양식장이다. 여기서 나는 참전복은 거친 물살 속에서 자라서 육질이 단단하다고 한다. 길가에서 사람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가다 서기를 되풀이하다 세방낙조 전망대에 다다랐다. 여기서 5분여 더 가면 가학방파제다. '서부해안로'에서 출발하여 '지산민속로'와 '참전복로'를 거쳐, '세방낙조로'까지 이어지는 진도 저녁노을길이 끝나는 곳이다. 해넘이 때면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볼 수 있는 길이다. 약 50km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드라이브 코스다.

청룡안에서 세방낙조 전망대까지 이어진 28km 구간은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바다를 이웃하는 2차선 길이다. 자전거만 갈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지만, 앞뒤를 잘 살피며 달려야 한다.

저녁노을길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하룻밤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찬바람이 불었다. 고깃배는 서둘러 바다를 오가고 있었다.
 
▲ 큰애기봉 전망  열일곱 살 순이가 총각 뱃사람을 기다리며 끝없이 바다를 바라보던 곳이다. 가사도가 기다랗게 놓여있다.
ⓒ 정명조
큰애기봉

아침 일찍 세방낙조 전망대를 거쳐 큰애기봉에 올랐다. 오르는 길은 동백숲이다. 동백꽃은 나무보다 땅에서 많이 피었다. 비 온 뒤라서 이파리가 반들거렸다.

힘겹게 비탈길을 올랐다. 하늘도 바다도 잠시 사라졌다. 능선에 오른 뒤 백여 미터를 더 가면 애기봉 전망대다. 진도 서쪽에 있는 섬이 환히 보였다. 큰애기봉의 전설이 실린 안내판은 쓰러진 채로 한구석에 박혀 있었다.
 
春草年年綠 愛人歸不歸 (봄풀은 해마다 푸르건만, 사랑하는 사람은 가더니 아니 오시네)

열일곱 살 순이가 산 아랫마을 부잣집에서 일했다. 우물가에서 총각 뱃사람을 만나 산봉우리에서 보자고 약속했다. 순이는 나무하러 간다는 핑계로 날마다 험한 산을 올랐다. 점점 몸이 약해졌다. 귀신에게 홀려 미쳐간다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끝내 주인집에서 쫓겨났다. 어느 날 사냥꾼이 산봉우리에서 순이를 보았다. 다가가 흔들자, 썩은 나무 밑동처럼 힘없이 무너졌다. 사람들은 그곳을 큰애기봉이라고 불렀다.
 
▲ 송가인마을  앞산이 앵무새처럼 생겼다고 하여 앵무리다.
ⓒ 정명조
송가인길

송가인길을 달렸다.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차로 20여 분 걸리는 곳에 있다. 송가인공원부터 송가인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길 양옆 들판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송가인이 태어난 마을이 앵무리다. 앞산이 앵무새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우연이 아닌 듯싶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뒤 그의 집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마루에는 커피가 놓여 있었다. 그의 부모는 보이지 않고, 마을 어르신이 정자에 앉아 찾아오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트로트 한 가락이 나올 것 같은 정겨운 시골 풍경이었다.
 
▲ 가학방파제  약 50km에 이르는 진도 저녁노을길이 끝나는 곳이다.
ⓒ 정명조
▲ 주지도와 양덕도  참전복로에서 바라본 손가락섬과 발가락섬이다. 가사군도에 딸린 여섯 개 유인도 가운데 두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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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채꽃  쉬미항을 지나 소포마을 앞 너른 들판에 유채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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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저녁노을길을 다시 달렸다. 저녁 무렵이 아니라도 좋았다.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고 바다를 즐길 수 있었다. 가는 곳마다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요즘 같은 때 잘 맞는 비대면 드라이브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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