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 리더십 앞에 붙은 '물음표'

최용재 2021. 4. 16. 05: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fc서울 박진섭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 서울이 위기에 직면했다. 박진섭(44) 서울 신임 감독 리더십도 위기다.

K리그1(1부리그) 서울은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FA컵 3라운드에서 K리그2(2부리그) 서울 이랜드 FC에 0-1로 패배했다. 두 팀의 사상 첫 '서울 더비'에서 서울은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더욱 굴욕적인 건 이랜드가 1.5군을 내보냈다는 점이다. 서울은 나상호, 오스마르 등 핵심 멤버들을 출격시켰음에도 무릎을 꿇었다. 경기력은 엉망이었다. 90분 내내 무기력했고, 그 어떤 매력도 찾을 수 없었다. 경기장을 찾은 서울 팬들이 야유와 욕설을 내뱉은 이유다.

서울은 4연패를 당했다. 정규리그 3연패에 이어 FA컵에서도 무너졌다. 시즌 초반 리그 2위까지 오르며 포효했던 서울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올 시즌 찾아온 첫 번째 위기다. 서울의 운명은 박진섭 감독의 리더십에 달렸다.

그는 지난 시즌 광주 FC의 돌풍을 이끈 지도자다. 강등 후보로 꼽혔던 광주를 파이널 A(6위)에 안착시키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 경쟁력이 서울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아직까지는 '물음표'다.

시민구단 광주와 수도구단,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들 보유하고 있는 클럽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광주가 6위를 하면 찬사를 받지만, 서울은 상위권에서 밀려나면 비난을 받는다. 성적 뿐 아니라 매력적인 경기력 역시 필수적으로 수반 돼야 한다. 서울 감독은 타 구단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중압감이 포함된 자리다.

박진섭 감독은 "서울은 항상 좋은 경기를 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 그래서 매 경기 부담이 있다. 슈퍼매치나 경인더비, 전설더비처럼 다양한 라이벌전도 있다. 감독에게 늘 압박감과 긴장감을 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겨내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락세의 원인은 파악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부재다. 시즌 초반 3경기 연속 골을 성공시키며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성용이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이탈했다. 기성용은 서울의 캡틴이기도 하다. 또 박주영, 고요한 등 베테랑들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박진섭 감독은 "중요한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다. 팀에 구심점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이 없어 선수들이 흔들렸다. 이번 부분이 연패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FA컵 3라운드에서 서울 이랜드에 패배한 FC 서울.

어떤 리더십으로, 어떻게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베테랑 선수들의 복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 이들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고, 연패를 끊어야 한다. 같은 멤버로 다른 결과를 내야하는 숙제를 받았다. 핵심 선수가 빠졌을 때 진정한, 감독의 리더십이 나오는 법이다.

박진섭 감독이 내놓은 해결 방법은 소통이다. 그는 '소통의 대가'로 꼽힌다. 군림하지 않고 선수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대화한다.

최근 일간스포츠 인터뷰에 응한 오스마르는 "박진섭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면서 소통한다. 포지션에 불편함이 있는지 항상 물어본다. 아주 디테일하게 체크한다. 최적의 포지션에 잘 녹아들 수 있게 도와준다. 문제가 있다면 질책보다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고 밝혔다.

FA컵 패배 후에도 박진섭 감독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고민을 더 해보겠다.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고, 선수들을 북돋아줘야 한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부족한 부분, 잘 안 되는 부분을 명확하게 알고 난 뒤 대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홈에서 열리는 대구 FC와 10라운드가 박진섭 리더십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대구는 최근 2무1패의 하락세를 탄 리그 11위 팀이다. 서울이 대구마저도 잡지 못한다면 급격하게 추락할 수 있다. 핵심 선수 이탈은 더 이상 핑계가 될 수 없다. 새로운 동력을 발견하지 못한 리더십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박진섭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질까 걱정이다. 리그까지 분위기가 이어지면 안 된다. 반전시켜야 한다"고 약속했다.

상암=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