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최저연봉 7800만원 주려, 급여 90% 깎은 CEO의 반전
6년 전 자기 연봉을 90% 깎고 직원들의 최저 연봉을 7만 달러(약 7800만원)로 올린 미국의 한 최고경영자(CEO)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카드결제 시스템 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츠의 댄 프라이스(37)다.
15일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그가 2015년 4월 발표한 '최저 연봉 7만 달러' 결정은 업계에 큰 화제였다.
직원 연봉을 올리기 위해 자신의 연봉 110만 달러(약 12억원)의 90%를 삭감하겠다고 하면서다.
찬사와 함께 냉소도 적지 않았다. 당시 폭스뉴스는 "이런 시도는 실패할 것이고 바보 같은 결단"이라면서 "프라이스는 사회주의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직원의 급여가 갑자기 올라가면 그래비티가 고객에게 매기는 수수료가 인상될 거라고 염려해 계약을 취소한 고객사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비즈니스 잡지 Inc.에 따르면 그래비티의 거래 규모는 6년 전 38억 달러에서 102억 달러(11조4000억원)로 늘었다.
지난 14일 프라이스도 6년 전 자신을 비판했던 뉴스의 영상과 그간 회사가 일군 성과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프라이스는 "6년 전 결정에 폭스뉴스는 나를 사회주의자라고 부르고, 직원들이 식량 배급 줄에 서게 될 것이라고 냉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저 연봉을 도입 이후 회사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6년 전보다 회사 수익은 3배가 됐고 고객 수는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고객 이탈률은 미국 평균치인 25%를 밑돌았다.
그는 특히 "집을 산 직원은 10배 늘고, 아기가 태어난 직원도 10배 늘었다"며 직원 만족도를 강조했다. 직원의 70%가 빚을 완전히 갚았으며 이직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7만 달러 룰'을 만든 이유도 공개했다. 한 직원이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몰래 부업을 하는 걸 알게 되면서였다는 것이다. 프라이스 CEO는 "부업을 그만둘 수 있게 그 직원을 승급시켰다"면서 "직장에 만족한 직원은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며 이직률도 낮아지니까 회사는 사람을 찾는데 시간과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허핑턴포스트는 "그래비티는 입사지원자가 너무 많아 구인 광고에 따로 돈을 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영향으로 지난해 3월 회사 수익이 55% 줄어 위기에 처하면서다. 그래도 프라이스는 해고만큼은 막으려 했다. 회사 전체 미팅을 열고 전 직원에 어려워진 경영 상황을 솔직히 알렸다. 그리고 미팅이 끝날 때쯤 직원의 98%가 일시적 급여 삭감을 신청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직원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결속했고 두어 달 뒤 수익이 반등했다"면서 "이후 회사는 급여를 원래 금액으로 되돌렸을 뿐 아니라 일시 삭감했던 급여도 환급했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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