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위험만 강조하면 지는 게임..방출 후 공동 감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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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 "오염수 삼중수소 농도, 해수와 비슷"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수의 위험성만 강조하는 것보다 일본에 공동 감시를 제안해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46) 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부도 오염수 영향이 크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 만큼 위험성만 강조하면 일본에 지는 게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차분한 대응을 조언한 것이다.
정 교수는 “오염수(오염 처리수)가 실제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방출 이후 상시 감시와 정보공개, 검증이 최선의 방안”이라며 "정말 일본이 공개한 정보가 사실과 부합하는가를 따져보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동 감시를 제안하면 일본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고, 만약 거부한다면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릴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1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도 “일각에서 농도와 피폭량에 대한 정량적 위험성 논증 없이 일본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라며 “무엇이 국익을 챙기는 길인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 해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0.1베크렐(㏃, 1초당 나오는 방사능의 양)이고, 담수(민물)는 리터당 1베크렐, 자연에서 생성되는 삼중수소가 비에 섞이는데, 그 농도가 리터당 1베크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류 지점의 오염처리수 삼중수소 농도는 기준치인 리터당 6만 베크렐 이내이며, 매일 2리터씩 1년 내내 복용하면 0.8밀리시버트(mSv,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의 양) 정도 피폭된다"고 했다. 일반인의 연간 피폭 선량기준치인 1밀리시버트를 밑도는 수준이라는 취지다. 방류로 인해 후쿠시마 인근에서 받을 피폭량이 연간 1마이크로시버트 수준이고, 한국은 1나노시버트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방류지점에서 수십㎞ 떨어진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1베크렐 수준"이라며 “이 정도면 민물과 구분할 수 없는 삼중수소 농도이므로 위험성 논의는 의미 없다”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해역과 한국과는 1000㎞ 정도 떨어져 있다.
그는 "지상에서 6m 정도 높은 곳은 지상보다 연간 1마이크로밀리시버트(µSv) 정도 더 피폭을 받고, 바나나 1개 섭취에 0.1마이크로시버트 정도 피폭된다"며 "연간 식품으로부터 받는 피폭량이 약 300마이크로시버트"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삼중수소가 유기 삼중수소로 바뀌어 인체에 축적돼 특별히 위험하다는 주장 등은 근거가 없다"며 "이미 영국의 건강보호국과 캐나다의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오래전에 결론을 낸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관련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10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현황’이란 제목의 대책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서 정부는 일본이 방출할 오염수가 우리 국민과 환경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대전=김방현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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