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북미 수싸움..'쏠까 말까' vs '쏠 테면 쏘라'
美, '예상한 가능한 일'로 치부
'北美 신경전', 당분간 지속될 듯
두 가지 변수..美 대북정책·北 인내심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를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과 북한의 '수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산적한 대외 이슈 중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행동계획) 복원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은 북한 문제의 시급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되, 정책 재검토를 명분으로 실질적 관여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일찍이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대미 협상 원칙을 밝힌 북한은 '과감한 행동'보단 '은근한 압박'으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는 14일(현지시각) 민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바지선이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앞서 해당 바지선이 지난 6일 계류장에서 벗어나 조선소 제조창 인근 부두에 접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바지선에 설치된 미사일 발사관을 교체 또는 수리하는 듯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을 전후해 북한이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지만, 태양절 당일인 이날까지 구체적 도발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신포조선소 특이 동향과 관련해 "한미 정보 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해 드릴만 한 활동들은 없다"고 말했다.
美 당국자들, 연일 北 군사도발 가능성 거론
북한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북한의 대미전략을 '도발을 통한 협상력 강화'로 사실상 못 박으며, 북한이 실제 도발에 나서더라도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에둘러 강조하는 분위기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은 자신의 안보환경을 재구성하기 위해 공격적이고 잠재적으로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들을 취할 수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글렌 밴허크 미 북부사령관도 같은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북한 정권은 2018년 발표한 일방적인 핵·ICBM 실험 모라토리엄(일시적 유예)에 더는 구속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머지않아 향상된 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역시 전날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올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북정책 재검토 내용이 '1차 분기점'될 듯
도발카드를 만지작 대는 북한과 그런 북한 행동을 예견하고 있다는 미국 사이의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북미 모두 '상호주의 대응'을 천명한 만큼 선제적으로 움직이기보단 상대 의중을 떠보는 '찔러보기' 수준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의 구체적인 대북정책 발표 시점·내용 △북한의 인내심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양국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내용이 양국관계의 '1차 분기점'이 될 거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미일·한미 정상회담 이후 최종 조율된 대북정책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북한의 대응 수위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필요에 따라 미국이나 국제사회를 움직이기 위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북한 이슈를 논의할 미일·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다. 미국이 (한일과 협의 후) 구체적 입장을 밝힐 때까지 기다려보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태양절을 계기로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발표된 이후 도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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