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는 해묵은 노선 투쟁, 野는 볼썽사나운 당권 다툼

2021. 4. 1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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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에도 불구하고 반성이나 쇄신은커녕 케케묵은 노선 투쟁과 볼썽사나운 당권 다툼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국민이 여야에 등을 돌리는 것은 물론, 기성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키우게 될 뿐이다.

제3세력, 대안세력 등이 꾸준히 거론되는 것도 현 여야에 대한 불만과 무관치 않을 테다.

여당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하고, 정책이나 노선 전환에도 열려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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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에도 불구하고 반성이나 쇄신은커녕 케케묵은 노선 투쟁과 볼썽사나운 당권 다툼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는 선거를 통해 정치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야 할 텐데, 오히려 후진만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특히 지금 여당에서 벌어지는 조국 사태와 개혁 시즌2를 둘러싼 논쟁은 10여년 전의 열린우리당 개혁파와 중도실용파 간 노선 투쟁을 연상시킨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강성 친문파는 당 안팎의 개혁 속도조절론에도 불구하고 연일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는가 하면, 검찰개혁 시즌2를 밀어붙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심지어 한 후보는 15일 조국 사태를 반성한 초선 의원들을 겨냥한 극성파의 공격에 대해 “문자폭탄도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재보선에서 나타난 표심은 여당이 성급한 개혁으로 더는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아야 하고,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메워 민생 문제에 매진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강성 친문파는 이런 표심을 마이동풍으로 흘려듣고 있는 셈이다. 이러니 극성파가 소신파 초선 의원들을 대놓고 ‘쓰레기’라고 비하했을 것이다.

야권 역시 승리에 자만해 점수를 까먹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14일 열린 국민의힘 중진 의원 회의에서는 차기 당대표 담합설로 고성이 오갔다. ‘초선 당대표론’과 ‘중진 불출마론’을 둘러싼 내홍 조짐도 엿보인다. 야권 통합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도 가관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아사리판이다. 두 달은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마시던 물에 침 뱉지 마라. 뇌물 전과자(김 전 위원장)가 상왕정치를 하느냐”고 맞받아쳤다. 양쪽 모두 재보선 결과가 야권이 잘해서가 아니라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표심이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이전투구를 벌일 수 있겠는가.

여야의 이런 태도는 재보선 민의를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국민이 여야에 등을 돌리는 것은 물론, 기성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키우게 될 뿐이다. 제3세력, 대안세력 등이 꾸준히 거론되는 것도 현 여야에 대한 불만과 무관치 않을 테다. 여야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선거 직후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여당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하고, 정책이나 노선 전환에도 열려 있어야 한다. 야당은 쇄신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고, 특히 자중지란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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