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백서 본뒤 "이거다"..19조 돈벼락 맞은 38세 CEO
미국 나스닥 상장 제도권 진입
에어비앤비 관두고 암호화폐 올인
나스닥 상장 첫날 시총 100조원
파월 "암호화폐는 투기수단" 비판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 ETF 등장
암호화폐(가상화폐)의 진격이 거침없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입성했다. 첫날 시가총액은 100조원에 육박했다. 38세인 창업자(지분 약 20%)는 세계 100대 부호 반열에 올랐다. 그럼에도 세계 주류 시장은 암호화폐를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암호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은 창업자이자 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에게 주목했다.
암스트롱, 비트코인 창시자 백서 본 뒤 “이거다” 거래소 세워
코인베이스 상장으로 그가 170억 달러(약 19조원)의 재산을 가진 거부(巨富)가 됐기 때문이다.
이날 나스닥에 상장된 뒤 주당 381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코인베이스 주가는 몇 분 만에 429.54달러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1120억 달러(약 125조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328.28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코인베이스 시가총액은 858억 달러가 됐다.
암스트롱은 현재 코인베이스의 지분을 약 20% 가지고 있다. 그의 보유 재산이 17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하는 이유다. WSJ는 “올해 38세에 불과한 암스트롱의 재산은 미 경제잡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리스트 기준으로 세계 100위권 재산 규모”라고 보도했다.
암스트롱은 암호화폐 업계 안팎에서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WSJ는 “암스트롱은 공식석상에서 으스대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인사가 아니다. 트위터 계정도 조용한 편”이라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라이스대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암스트롱은 IBM에서 개발자, 딜로이트에서 컨설턴트 등으로 일했다.
암호화폐와의 인연은 2010년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썼다고 알려진 비트코인 백서를 읽으면서였다. 암호화폐의 매력에 빠진 암스트롱은 2012년 다니고 있던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를 나와 골드만삭스 출신 프레드 에샘과 함께 코인베이스를 세웠다. 2017년 에샘이 코인베이스를 떠나면서 현재는 암스트롱이 회사를 홀로 이끌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에샘도 현재 코인베이스 지분 6%를 갖고 있다. 지분 가치로 보면 약 51억 달러다.
증시 데뷔 첫날 화려한 입성을 알린 코인베이스의 비상에 찬물을 끼얹은 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다. 파월은 이날 워싱턴DC 경제클럽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인류는 수년 동안 실제로 특별한 가치가 없는 금에 너무 많은 것을 부여했다”며 “(금과 같은) 암호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코인베이스 주가는 낙폭을 키우며 328달러에 마감했다. 장 중 최고가에 훨씬 못 미치지만 전날 뉴욕증권거래소가 제시한 준거가격(250달러)과 비교하면 31.3% 급등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증시에 성공적인 데뷔를 했지만, 정작 암호화폐의 맏형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주춤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6만3128달러로 24시간 전보다 1.5% 하락했다. 전날 6만4700달러 선까지 올라갔던 것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의 발언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큰 변동성을 이용한 투자 상품도 나왔다.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허라이즌스 ETF’가 출시한 ‘베타프로인버스 비트코인 ETF’(종목명 코드명 BITI)가 15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이익이 나는 ETF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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