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액면분할 주가 7% 오른 날, 김범수 주식 5000억 매각
카뱅·카카오페이도 곧 상장 예정
"김 의장 주식매각은 기부 위한 것"
카카오가 액면분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몸집을 5분의 1로 줄여 증시로 돌아온 첫날 주가가 7% 넘게 올랐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5000억원어치 주식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재산 절반을 기부하기로 한 서약에 대한 후속 조치라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1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면분할 이전 주가로 따진 기준가(11만2000원)보다 8500원(7.59%) 올랐다. 카카오는 주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 이날 거래를 재개했다. 개장 초반에는 18% 넘게 급등하면서 한국거래소가 변동성 완화장치(VI)를 발동하기도 했다.
이날 카카오 시가총액은 53조4790억원으로 액면분할 직전(49조5291억원)과 비교해 4조원 넘게 불어났다. 카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53조3290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5위(우선주 제외)에 올라섰다.
김 의장의 주식 매각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재단을 설립하는 등 기부 활동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는 개인 용도로도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매각한 주식은 김 의장(카카오 지분율 13.7%)과 개인 투자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11.2%)가 보유한 지분 중 일부다. JP모건이 매각 주관사를 맡았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 주식 43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 투자가(2774억원)와 외국인(1441억원)은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액면분할 자체는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55만원대에서 거래됐던 카카오 주가는 액면분할 이후 11만~12만원대로 낮아졌다. 소액 투자자 입장에선 카카오 주식을 살 때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카카오의 자회사(지분율 31.6%)인 카카오뱅크는 15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다면 이르면 7월께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장 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맡았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카카오페이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내년에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가 지분 21.3%를 보유한 두나무는 미국 나스닥 시장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두나무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연구원들은 카카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을 1555억원으로 추정했다. 1년 전보다 76.3% 증가한 수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상장에 따라 카카오의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갖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박민제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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