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文과 차별화? 대통령 안하면 안했지 文 배신 못한다"

심새롬 2021. 4. 1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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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앞에서 향후 행보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15 국회사진기자단

“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를 했다. 내가 (문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4·7 재·보선 중앙선대위 관계자를 비롯한 민주당 옛 지도부 소속 의원 25명 가량과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날 “문재인 정권의 정책 계승자가 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4·7 재·보선 당일부터 코로나 19 자가격리로 집 안에만 머물러왔다. 그런 그가 첫 외부 활동에서 ‘친문’ 정체성을 강조한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내에서 달성한 '최장수 국무총리 기록'을 언급하며 “내가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선 이 전 대표를 향해 “이제 좀 더 분명하고 강한 인상을 줘야 한다”, “기존 쇄신론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 그러자 이 대표가 “내가 동지들에게 고백할 것이 있다”며 “내가 안 했으면 안 했지 그건(차별화는) 못 한다. 내가 문재인 정부(기간 중) 절반 이상을 2인자(국무총리)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가격리가 해제된 15일 서울 종로구 자택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한 후 차를 타고 있다. 2021.04.15 오종택 기자


이어 이 전 대표는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라면서 “차별화는 이낙연답지 않다”는 점을 못 박았다. 한 참석자는 “전과 다르게 이 전 대표가 작심한 듯 자기 생각을 강한 어조로 분명하게 이야기했다”면서 “이제는 분명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부동산 정책이나 방역, 청년 문제 등 보궐선거 패배 원인이 된 정책들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주장해 온 ‘포지티브 차별화’ 개념을 강조하면서 “현 정권에서 잘하지 못했거나 다소 실패한 정책들을 계승·발전시켜 제대로 추진해나가는 식의 포지티브 차별화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서울·부산 보궐선거 패배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일단 차별화 대신 현 정권 지지층의 계승·발전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민주당이 반성과 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다시 받는 일에 저의 모든 힘을 보태겠다”며 “더 넓게 뛰고, 더 많은 분들을 만나 말씀을 듣겠다”고 적었다.

심새롬·한영익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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