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文과 차별화? 대통령 안하면 안했지 文 배신 못한다"
“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를 했다. 내가 (문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4·7 재·보선 중앙선대위 관계자를 비롯한 민주당 옛 지도부 소속 의원 25명 가량과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날 “문재인 정권의 정책 계승자가 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4·7 재·보선 당일부터 코로나 19 자가격리로 집 안에만 머물러왔다. 그런 그가 첫 외부 활동에서 ‘친문’ 정체성을 강조한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내에서 달성한 '최장수 국무총리 기록'을 언급하며 “내가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선 이 전 대표를 향해 “이제 좀 더 분명하고 강한 인상을 줘야 한다”, “기존 쇄신론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 그러자 이 대표가 “내가 동지들에게 고백할 것이 있다”며 “내가 안 했으면 안 했지 그건(차별화는) 못 한다. 내가 문재인 정부(기간 중) 절반 이상을 2인자(국무총리)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라면서 “차별화는 이낙연답지 않다”는 점을 못 박았다. 한 참석자는 “전과 다르게 이 전 대표가 작심한 듯 자기 생각을 강한 어조로 분명하게 이야기했다”면서 “이제는 분명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부동산 정책이나 방역, 청년 문제 등 보궐선거 패배 원인이 된 정책들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주장해 온 ‘포지티브 차별화’ 개념을 강조하면서 “현 정권에서 잘하지 못했거나 다소 실패한 정책들을 계승·발전시켜 제대로 추진해나가는 식의 포지티브 차별화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서울·부산 보궐선거 패배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일단 차별화 대신 현 정권 지지층의 계승·발전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민주당이 반성과 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다시 받는 일에 저의 모든 힘을 보태겠다”며 “더 넓게 뛰고, 더 많은 분들을 만나 말씀을 듣겠다”고 적었다.
심새롬·한영익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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