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염수 마셔보라" 윽박에..日 "마신다고 증명안돼" 후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중국이 또 다시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특히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오염수 마셔도 문제 될 리 없다"고 말한 것에 "직접 마셔 보라"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15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오염수가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그들이 오염수를 마시고 밥이나 빨래를 하거나 농사를 지으라"고 말했다. 전날 브리핑에서 "마실 수 있다면 마셔 보면 좋겠다"고 한 말을 거듭한 것이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는 일본의 책임론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자국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국제 사회에 위험 부담을 떠넘기는 등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오염수가 해산물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등 주변 국가와 함께 방류 계획을 검증해야 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건의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중 양국은 일본이 국제기구 및 주변국가와 이 문제를 충분히 협의할 것을 촉구한다"며 "일본이 오염수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게 한중 양국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 파장이 커지자 일본 정부도 이날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그 물을 마셔보고 다시 얘기하라"는 자오리젠 대변인의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행위(마시는 것)에 의해 방사성, 그런 문제에 관해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증명될 리가 없다는 것은 알고 계실 것"이라고 답했다.
오염수를 마시는 것과 안전성 증명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아소 부총리의 발언과 같은 입장이냐는 물음에는 "규제 기준을 준수할 뿐만 아니라 뜬소문에 의한 피해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음료수 수질 가이드라인의 7분의 1로 희석해 처분한다는 것을 가리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마셔도 안전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WHO가 정하는 수질 기준을 훨씬 밑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말 끝을 흐리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한편 가토 관방장관은 IAEA가 한국 등 인접 국가 전문가가 참가한 조사단을 일본에 파견할 의향을 밝힌 것에 "전문가에 의한 IAEA의 과학적 조사를 환영한다"고 답했다.
그는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이르면 올해 여름 전문가를 파견해 달라고 전날 요청했고 그로시 사무총장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IAEA가 국적을 따지지 않고 원자력 안전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IAEA 조사단에 참가하는 것을 수용할 가능성을 일단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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