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단체들, 한‧일 정상에 "위안부 문제 ICJ 회부하라" 공개서한

박현주 2021. 4. 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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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권단체 및 학자들 "ICJ가 최종 판단 내려야"
"이용수 할머니 마지막 소원..한‧일 간 외교적 부담 덜어야"

미국 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왔던 인권 단체들과 학자들이 15일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라고 한‧일 정상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하루 전날 서한을 보내는 방식을 택했다.

미국의 인권단체 및 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를 향해 위안부 문제의 ICJ 회부를 요구하며 보낸 공개 서한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는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행동'(CARE), '여성인신매매반대연합'(CATW) 등 미국 내 7개 위안부 관련 단체가 동참했다. 또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 교수와 보니 오 조지타운대 명예교수 등 위안부 문제를 연구해온 학자들을 비롯해 마이클 혼다 전 미국 하원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공개 서한에서 이들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ICJ가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최종 판결을 내려주는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ICJ에 회부해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한‧일간 정치적, 외교적 노력은 실패했다"며 "2015년 위안부 합의에서 나온 구두 발표는 협상 과정에서 피해자를 배제했다는 점에서 크게 비판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CJ 회부를 통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법정에서 판결을 받음으로써 한‧일 간 외교적, 정치적 채널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권단체 및 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를 향해 위안부 문제의 ICJ 회부를 요구하며 보낸 공개 서한에 이름을 올린 미 인권단체 및 인사들의 목록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또한 이들은 "국제법에 따른 최종 판결이 나오면 생존자들은 심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정의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악화한 한‧일 관계도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사과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에게 ICJ는 마지막 남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4일 이 할머니는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을 직접 찾아 스가 총리 측에 위안부 문제의 ICJ 회부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측은 공개 서한 발송과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위안부 문제의 ICJ 제소를 위한 청원도 받기 시작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청원에 동의하는 인원이 급증할 때마다 수치를 별도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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