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압구정 현대 80억원 매도인은 반도건설 자회사

김원 2021. 4. 1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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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의 주요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재건축사업에 나선다. 사진은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중앙포토


최근 80억원에 거래돼 화제가 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공급면적 80평의 매도인이 반도건설 자회사로 확인됐다.

반도건설 자회사 케이피디개발은 2013년 5월 경매를 통해 33억 1000만원에 낙찰받은 이 아파트(현대 6·7차 아파트 전용면적 245㎡)를 지난 5일 ㄱ씨와 ㄴ씨에게 80억원에 매도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자회사(케이피디개발) 소유 아파트가 80억원에 거래된 게 맞다"고 확인했다. 이로써 케이피디개발은 이 아파트를 취득한 지 8년 만에 시세차익 46억 9000만원을 얻게 됐다.

이 매물을 중개한 A공인중개사는 "매물이 나오자마자 2~3팀이 경쟁을 붙었을 정도였다"며 "매도인이 당초 제시한 금액에 거래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 아파트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500만원으로 임대 중인 물건으로, 물건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매수자가 보증금을 제외한 현금 75억원을 일시불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같은 평형 아파트가 67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13억원 뛰었다. 압구정동 아파트 가운데 지금까지 거래된 가격이 가장 높다. 이 지역 B공인중개사는 "이 단지 내 가장 넓은 평형인 데다 52세대밖에 없어 매물이 귀했다"며 "이 평형대 매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선 80억원에 거래된 것이 그리 놀라운 금액은 아니라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케이피디개발이 이 아파트를 처분한 것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 규제 탓으로 보인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 수년간 매도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지역의 C공인중개사도 "조합설립인가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매도인이 빠르게 처분하려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이 설립인가를 받은 뒤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양도 예외 조항이 있지만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자 등 조건이 까다롭다. ‘현대 7차’가 속한 압구정3구역(현대 1~7·10·13·14차·대림빌라트)은 지난달 조합설립총회를 열고 강남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한편 반도건설 권홍사 전 회장도 이 단지 같은 동 같은 층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전 회장은 1999년 경매로 집을 낙찰받은 후 계속 보유하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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