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2개월 딸 던져 중태..아빠 "자꾸 울어 화나서 던졌다"
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딸을 학대해 중태에 빠트린 20대 아버지가 구속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15일 A씨(27)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고 주거지도 일정하지 않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치료를 받는 딸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걱정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늦게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 객실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을 학대해 머리를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구급대가 모텔에 출동했을 당시 호흡은 하고 있었으나 의식이 없었다. 병원 직원은 B양이 심정지 상태에 팔과 다리에선 청색증이 발견되고, 코안에서는 출혈소견이 보이자 학대 의심 사실을 경찰 당국에 최초로 신고했다.
긴급체포 직후 학대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구속된 이후 혼자 모텔에서 두 아이를 돌보는데) 자꾸 울어 화가 나서 딸 아이를 탁자에 던졌다"고 자백했다. 다만 B양을 내동댕이치는 정도로 아주 강하게 던지지는 않았지만 아이 머리가 나무 탁자에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부평구 일대 모텔 여러 곳을 전전한 A씨 부부는 긴급생계지원을 받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고 지난 2월 한 모텔에서 B양을 출산했다. A씨의 아내(22)는 사건 발생 당시 모텔 객실에 없었으며,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다가 이미 지난 6일 경찰에 체포돼 구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사건 발생 후 혼자 남게 된 B양의 생후 19개월 오빠는 인천의 한 보육시설로 옮겨져 보호를 받게 됐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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