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백신 위탁생산자 찾기 전쟁..녹십자 주가 치솟았다
15일 오전 11시 30분 무렵, 약세를 보이던 녹십자 주가가 급등세로 돌아섰다. "국내 한 제약사 8월부터 해외 백신 위탁생산"이란 속보가 발단이었다. 녹십자 주가는 한때 41만7000원(15.99%)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을 줄여 전날 대비 10.15% 오른 3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갑자기 주가가 오른 것은 녹십자만이 아니다. 제약 관련주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19.61%)와 한미사이언스(7.95%), 에스티팜(5.2%), 한미약품(4.68%)도 이날 무더기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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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10%, 프레스티지바이오 20% 급등
이날 주식시장에서 제약회사의 주가가 갑자기 요동쳤다. 국내 한 제약사가 오는 8월 다국적제약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고 정부가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며 "8월부터는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승인받은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 등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 제약사의 이름 등을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선 때아닌 백신 위탁생산 제약사 찾기가 시작됐다. 녹십자와 한미약품, 에스티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거론됐다. 이들 주가가 갑자기 오른 이유다.
하지만 일부 회사는 난색을 보였다. GC녹십자는 공식적으로 표명할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AZ)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맺은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정부 발표와 관련해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에스티팜은 아예 홈페이지를 통해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합성기술 등 핵심 역량을 확보해 생산능력은 갖췄으나 아직 포장 등 완제의약품 생산 설비는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의 성급한 발표가 업계는 물론 주식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이날 투자자들은 어느 회사가 (백신 위탁생산 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지 등을 따지며 주식을 사들이곤 했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엔 "OO가 위탁 생산한다", "OO 아니면 XX다", "내일은 상한가 마감한다" 등이 글이 쏟아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후보로 거론돼 주가가 오르니 선정 여부를 떠나 주식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투자자들을 지배했다"며 "이런 혼란은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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