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우원식·홍영표 당대표 출사표.."결국 친문만의 리그"

김준영 2021. 4. 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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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 여당 대표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5ㆍ2 전당대회에 송영길 의원(5선ㆍ인천 계양을)과 우원식 의원(4선ㆍ서울 노원을)이 15일 출사표를 던지면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 3파전이 시작됐다. 홍영표 의원(4선ㆍ인천 부평을)은 전날 출마 선언을 했다. 당권 주자 3인 모두 친문(親文ㆍ친문재인) 내지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당내에서도 “결국 친문리그 아니냐. 누가 당선되든 ‘도로 친문당’ 소리를 들을 것”(수도권 초선)이란 평가가 나온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송영길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오후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승리하는 대선 후보를 우뚝 세워 제4기 민주 정부를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송 의원의 당 대표 도전은 2016년ㆍ2018년에 이어 세 번째다. 86 운동권,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그는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전남 고흥 태생으로 당내 주축인 호남을 기반으로 뒀다. 인천시장,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지냈다.

송 의원은 선거 키워드로 ‘변화’를 강조했다.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변화할 것인가 관성대로 갈 것인가”라며 “처절한 자기반성을 통한 개혁과 혁신만이 민주당을 살릴 수 있다. 꼰대 정치를 극복하자”고 했다.

하지만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친문 2선 후퇴론’ 등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대신 “대통령님의 고충을 공감한다”, “대통령님의 고충을 이해한다”, “우리가 대통령의 철학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반성한다”고 했다.

송 의원은 기자회견 후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 문제도 쇄신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의견이 다르다고 공격하는 행위는 당의 건강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걸(문자 폭탄) 의원들에게 개혁 에너지로 승화시켜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조국 사태’와 관련해서도 “이미 지나간 사안이다. 차분히 논의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친문 지지층을 의식한 뉘앙스였다.

우원식 의원도 이날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종로 청계광장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촛불이 시작된 이 자리에서 광장이 가르쳐준 국민의 눈높이를 새기겠다. 다시 국민 속에서 길을 열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우 의원은 대학 재학 중인 1981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 퇴진운동을 벌이다 체포돼 징역 3년형을 선고(2년 8개월 복역)받은 86 운동권 출신이다. 당내 최대 연구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옛 김근태계(GT계)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 소속돼있다. 2013년 ‘우리 사회 을(乙)들을 위한 기구’라며 만든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첫 원내대표를 맡아 “우리 모두 문재인이고, 우리 모두 민주당”이라고 했던 친문 인사다. 친문 원로 이해찬 전 대표가 그의 후원회장이다.

우 의원의 키워드는 ‘민생’이다. “국민의 절대다수 ‘을’들과 함께, 국민 삶의 현장에서 뛰어온 제가 민주당을 다시 국민 속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흔들림 없는 2ㆍ4 부동산 공급 대책 추진 ▲손실보상 제도, 재난지원금 강화 등 재정 지원 ▲민생 뉴딜 연합 등을 내세웠다.

그는 “당장 이번 전당대회부터 친문ㆍ비문 대회가 아니라 민생 대회로 만들겠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지키는 것은 민주당원 모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원팀으로 만들겠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 우원식이 하겠다”고도 했다.

기자회견 후 ‘강성 당원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곤 “지금 우리한테 주어진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 삶, 먹고사는 문제다. 민생을 해결하고 국민의 삶을 꼼꼼히 챙기는 문제를 중심에 놓고 보면 그런 문제(강성 당원)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송ㆍ우 의원은 전날 출마한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보다는 친문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대표 경선에서 친문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들의 표가 40% 반영되는 만큼 당 쇄신보다 친문 맞춤 메시지에 공을 들인 모양새다. 민주당의 한 비상대책위원은 ‘친문 그들만의 리그’란 비판에 대해 “애초에 당권에 도전할 경력이 있는 의원 중 친문이 아닌 사람 자체가 거의 없다. 후보들 입장에선 권리당원과 호남의 표심에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선출직 최고위원 다섯 자리를 둘러싸고 총 7명이 이날 최종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약사 출신인 전혜숙 의원(3선ㆍ서울 광진갑)이 최다선으로 이름을 올렸고,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병원 의원(재선ㆍ서울 은평을)은 홍영표 의원의 러닝메이트 격으로, 전남 무안군수를 지낸 서삼석 의원(재선ㆍ전남 영암-무안-신안)은 호남 대표 격으로 나섰다. 또 검사 출신의 백혜련 의원(재선ㆍ경기 수원을)과 노무현ㆍ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지낸 김영배 의원(초선ㆍ서울 성북구갑)도 도전장을 냈다. 강경 검찰개혁론자인 김용민 의원(초선ㆍ경기 남양주병)과 기초단체장인 황명선 논산시장도 출마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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