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기업 탈출합니다"..시멘트업계도 친환경 열풍
온실가스 감축이 세계적 화두가 되면서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시멘트업계에도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다. 당장 석탄 연료 사용을 감축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등 생존을 위한 체질개선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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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석탄, 사명도 바꿔
쌍용C&E는 15일 "2030년까지 유연탄 사용량을 0으로 줄이는 게 목표"라며 "시멘트를 만들때 쓰던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등 폐합성수지로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C&E는 이미 지난 2월 ‘탈(脫)석탄 경영’을 선언했고 강원도 영월·동해 공장에는 약 1000억원을 들여 폐합성수지를 연료로 활용하는 친환경 생산설비도 구축했다.
폐합성수지를 연료로 사용하면 환경보호와 자원 재활용 효과에 더해 열효율도 높일 수 있다. 유연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연소 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또 유연탄은 1kg에 5000kcal에 열량을 발생시키는데 폐플라스틱의 경우 같은 양으로 7500kcal의 열량을 낸다.
쌍용C&E가 쌍용양회에서 59년만에 이름을 바꾼 것도 굴뚝산업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에서 시멘트와 환경을 뜻하는 쌍용C&E(Cement&Environment)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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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설비에 집중 투자
삼표시멘트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환경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올해 환경 개선 설비에는 26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투자액의 두 배 규모다. 또 향후 5년간 700억원을 들여 순환자원 처리 시설과 폐열발전설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일홀딩스도 계열사인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에 ESG 경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에는 약 700억원을 투입해 시간당 17.45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폐열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았던 시멘트 업계는 올해 건설 경기가 살아나며 시멘트 출하량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과감한 투자도 집행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더라도 친환경 생산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멘트업계의 친환경 설비 투자는 전 세계적인 탄소배출량 기조에 부응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설비 개선은 환경보호 효과 외에도 고가의 유연탄 소비를 감축시켜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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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폐자원 사용이 대세
시멘트업계의 친환경 기조는 세계적인 추세다. 이미 일본, 유럽 등에는 유연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폐플라스틱이나 폐고무 등만 연료로 쓰는 시멘트공장이 가동 중이다. 독일 시멘트업계는 기존 유연탄 사용량의 65%를 폐자원으로 대체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업계 역시 환경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폐플라스틱이나 폐타이어 등 순환자원을 재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굴뚝산업이 아닌 친환경산업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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