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안갈듯" "귀신이 웃어"..尹 '아파트 이웃'까지 들먹인다

현일훈 2021. 4. 15. 17: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김종인·주호영 중 누굴 먼저 만날까. 두 사람은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승리로 이끈 투톱이지만 현재 '윤석열 입당론'을 두고 입장이 판이하다. 키를 쥔 윤 전 총장은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되면 정치인을 만나겠다”(13일 언론 인터뷰)고만 밝힌 상태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는 안 갈 것 같다”고 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을 겨냥해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15일 “귀신이 웃을 말”이라고 대응했다. 그는 이날 불교방송에 나와 “내일 일을 말하면 귀신이 웃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 여부를 단정하듯 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제3지대 신당은 야권 분열이다”, “윤 전 총장은 이미 우리 당 의원들이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도 ‘김종인·금태섭 신당론’에 대해 “언론의 작문에 가깝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기 전 입장을 밝히고있다. 임현동 기자


같은 당 원희룡 제주지사도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해 “갑자기 윤 전 총장 마음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KBS 라디오)고 비꼬았다. 이어 “지금은 영웅이 구세주처럼 정치하는 시대가 아니다”, “대선은 단체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은 당을 떠난 이후 윤 전 총장의 중도신당 합류 가능성을 언급하는 식으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선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 아닌 금태섭 신당으로 갈 수 있다”, “제3지대라는 말은 쓰지 않는 게 좋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라는 말을 했다. 김 전 위원장을 최근에 만났다는 한 인사는 “여권 분열은 야권 분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내년 3월 대선은 여야 1대1 구도로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의 제안으로 ‘김종인-금태섭’은 16일 회동한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은 “윤 전 총장 같은 분도 정치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생각”이라며 창당 의사를 분명히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제주특별자치도 '기후 변화' 정책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 전 총장이 앞으로 만나게 될 첫 야권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보니 정치권에선 ‘윤석열 아파트 이웃’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정부 관보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씨와 결혼한 2012년부터 줄곧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살고 있다. 부인 김씨 소유다.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지은 주상복합 아파트로 법원·검찰청이 가까워 법조인이 많이 사는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딸 부부(사위가 법조인)도 거주 중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런 인연으로 ‘김종인-윤석열’ 만남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주호영 대표 대행 역시 아파트에서 6년간(2009~2015년) 살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주 대표 대행도 살면서 윤 전 총장과 알고 지냈다”고 전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논의도 관련 변수다. 중도·합리적 이미지인 안 대표를 국민의힘이 끌어안을 경우 윤 전 총장도 신당보다는 제1야당으로 올 공산이 더 높아진다는 게 국민의힘의 계산이다. 하지만 거꾸로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하거나 결렬될 경우 꺼졌던 안 대표의 제3지대론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안 대표는 이번 재보선 경선 당시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과 함께 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현일훈 기자 hymn.il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