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끼치고 싶지 않다'? "그럼 대통령이 '사면'해줘 폐를 갚도록 할 기회"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문 대통령에 이재용부회장 사면 호소문 2번째 보내
"총수 구속돼 있는데 누가 투자결정 내리겠나? 폐 안끼치려면 경영일선서"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호소문 앞부분.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2번째 호소문을 보냈다.

구치소 수감 도중 급성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받고 입원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5일 퇴원해 구치소로 복귀한다.

이 부회장은 “폐 끼치고 싶지 않다”며 빠른 퇴원을 결정하고 구치소로 복귀한다.

오 군수는 이에 대해 “사면이라는 기회를 줘 대한민국과 기장 경제에 폐를 갚아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두 번째 호소문을 발송했다.

오 군수는 이에 앞서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께 읍소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지난 2월 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했었다.

이번 두 번째 호소문에서 오 군수는 “폐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입원 중단 소식에 펜을 들었다고 했다.

호소문에서 “기장군은 147만8772㎡(약45만평) 부지에 군비 3197억원을 투입해 원자력 비발전 분야를 선도할 방사선기술(RT) 산업의 집적화 단지인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며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사업, 중입자가속기,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구축,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기장군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미래 산업혁명의 메카로 자리잡을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기업과 강소기업들이 기장군으로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기장군과 17만6000명 기장군민 한 분 한 분의 피와 땀과 열정으로 만들고 있다”며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나”며 대통령의 용단을 요구했다.

오 군수는 “‘폐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에 건강 걱정보다는 화가 앞섰다며 진짜로 우리 기장군민들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았다면 그가 있어야 할 곳은 구치소가 아니라 경영 일선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전쟁이 터지면 죄지은 장수들도 전장에 나가 목숨을 걸고 공을 세움으로써 죄의 대가를 받게 했다”며 “법원에서 내린 판단은 존중하고 당연하지만 죄의 대가를 치르는 방식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더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