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의 조재범 득시글.. 빙상장에 유독 '짐승'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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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선수들이 다른 종목에 비교해 월등히 높은 비율로 신체·언어·성폭력에 노출돼 온 것으로 조사됐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생 26.2%, 중학생 20.2%, 고등학생 22.1%, 대학생 29.4%, 실업 선수 31.2%로 집계됐다.
인권위는 "다른 종목의 경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또래나 선배에 의한 체벌이나 폭력이 심해지는데 빙상종목은 학년 변동과 무관하게 지도자 가해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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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종목에 비해 신체·언어·성폭력 많아
"지도자 폭력 공공연하게 용인된 탓"
빙상 선수들이 다른 종목에 비교해 월등히 높은 비율로 신체·언어·성폭력에 노출돼 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사례 대부분 가해자는 감독이나 코치 같은 지도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5일 ‘빙상종목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2019년 7~8월 전체 초·중·고등학교·대학·실업 선수 등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생 26.2%, 중학생 20.2%, 고등학생 22.1%, 대학생 29.4%, 실업 선수 31.2%로 집계됐다. 전체 운동 종목 평균(초등학교 13.0%, 중학교 15.0%, 고등학교 16.0%, 대학교 33.0%, 실업팀 15.3%)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구타 형태로는 손이나 발 또는 운동기구나 도구 등을 이용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욕설과 협박,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져 공포감을 주는 행위 등을 1회 이상 경험한 것은 실업 선수(75%), 대학생(50%), 초등학생(28.3%), 고등학생(25.9%), 중학생(19.9%) 순으로 많았다. 신체폭력 주기는 전체적으로 ‘1년에 1~2회’라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실업 선수 집단에서는 ‘1달에 1~2회’라고 답한 비율이 45.0%에 달했고 ‘거의 매일’이라는 대답도 25.0%나 차지했다.
실업팀 선수 17.1%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역시 다른 학생선수 그룹이나 전체 운동선수 응답률보다 높다. 마사지·주무르기 등에 의한 성폭력 피해(4건), 성기 등 강제추행 피해(3건), 신체 부위를 몰래 또는 강제로 촬영(1건)과 같은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 중 불쾌한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경험했었다고 응답한 사람도 23명 있었다.
모든 유형의 폭력 가해자는 학년과 상관없이 지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다른 종목의 경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또래나 선배에 의한 체벌이나 폭력이 심해지는데 빙상종목은 학년 변동과 무관하게 지도자 가해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지도자들에 의한 빙상장 독점화와 국가대표 코치 및 선수 선발권, 실업팀·대학특기자 추천권 등이 전횡되면서 선수와 지도자 사이의 위계 구조가 매우 공고해져 지도자들의 폭력이 공공연하게 용인됐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무능과 묵인이 인권침해를 심화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맹 회장에게 ‘빙상종목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과 인권 행동규범·훈련 가이드라인 마련, 정관 규정을 통한 지도자 자격 기준 강화 등을 권고했다. 교육부 장관에게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중 ‘과외 교습’에 체육교습을 포함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을 향해 공공체육시설(빙상장) 독점 방지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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