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무쏘의 영광 뒤로한 채..쌍용차의 두 번째 악몽

박구인 2021. 4. 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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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명가'로 이름을 날리며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쌍용자동차가 2009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과거 쌍용차는 코란도와 무쏘 등 정통 SUV들을 출시해 마니아 소비자층을 확보했었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를 전제로 빠른 시일 내 M&A를 마치고 법정관리의 조기 종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는 쌍용차의 두 번째 법정관리가 결정되면서 2009년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구조조정의 악몽이 재현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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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8월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종합전시장(코엑스)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SUV 무쏘의 신차발표회 현장. 국민일보 DB

‘SUV 명가’로 이름을 날리며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쌍용자동차가 2009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과거 쌍용차는 코란도와 무쏘 등 정통 SUV들을 출시해 마니아 소비자층을 확보했었다. 하지만 외국계 회사에 인수된 이후 쌍용차만의 특색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자동차업계의 최신 기술들을 따라가지 못한 게 오늘날의 법정관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는 15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를 전제로 빠른 시일 내 M&A를 마치고 법정관리의 조기 종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측은 “현재 공개된 인수 희망자 이외에도 또 다른 인수 희망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유력 투자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외에도 국내 전기차 업체 등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쌍용차 뉴 코란도. 국민일보 DB

그간 쌍용차는 경영난으로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아픔을 겪어 왔다. 쌍용자동차는 1991년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기술 제휴 이후 SUV 중심의 라인업을 확장해 나갔지만 97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국내 업계에는 거센 구조조정 바람이 불었다.

쌍용차는 98년 대우자동차에 인수됐다가 이듬해 대우그룹 해체로 독자 경영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무쏘와 코란도에 이어 렉스턴, 무쏘 스포츠, 뉴 체어맨 등을 차례로 선보여 흥행에 성공하며 성장 동력을 뽐냈다.

쌍용차 뉴 체어맨. 국민일보 DB

그러나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넘어가 외국계 자본이 투입된 이후로는 점점 쇠퇴의 길을 걸었다. 상하이차는 인수 당시 약속했던 투자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쌍용차에는 극심한 경영난이 닥쳐 이듬해 1월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기술만 빼고 도망가 이른바 ‘먹튀(먹고 튀었다)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법원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쌍용차에는 전체의 36%인 2600여명을 정리해고하는 칼바람이 불었다.

쌍용차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됐다. 2015년 소형 SUV 티볼리가 흥행에 성공했고, 이듬해 흑자전환까지 이뤄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티볼리의 인기를 이어나갈 차종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마힌드라는 지속되는 적자로 쌍용차에 더 이상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 업계는 쌍용차의 두 번째 법정관리가 결정되면서 2009년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구조조정의 악몽이 재현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공장 점거 등으로 77일간 파업을 벌이며 해고 조치에 반발했고, 수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2018년 쌍용차 노사는 해고자 전원 복직에 합의하며 갈등을 매듭짓는 듯 보였다. 그러나 두 번째 법정관리가 진행됨에 따라 직원들은 다시 한 번 구조조정 위기에 몰렸다.

쌍용자동차의 베리 뉴 티볼리. 쌍용차 제공

쌍용차가 법정관리 중 법원의 청산 결정을 받게 되면 대량 실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들의 줄도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 투자자를 통해 인수했을 경우에도 고민이 많다.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지금보다 몸집을 줄여야 매각 추진을 통한 회생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아서다.

쌍용차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정용원 관리인(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은 이날 “채권자의 권리보호와 회사의 회생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조업이 관건인 만큼 협력사들과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생산을 재개하고 차질 없는 애프터서비스(AS)를 통해 회생절차개시 결정에 따른 고객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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