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Fn터치]미 월가는 잔치분위기인데 중국 증시는 '슬럼프' 왜?

이동훈 2021. 4. 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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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분기 성장률 18% 예상 불구 증시는 연초 대비 마이너스

미 다우-나스닥지수 10% 상승과 대조
수치상으로 같은 ‘올 성장 6%대’ 전망한 중국과 미국의 동상이몽 ‘눈길’


<자료:하이투자증권>

중국의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6%나 늘어났다. 2월의 증가율 155%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액수(2411억 달러)로 놓고 보면 지난해 12월과 11월, 올 1월 1~3위에 이은 역대 4위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수입증가율이 38.1%로 당초 예상치 24.4%를 훨씬 웃돌면서 수입액수는 역대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특히 대미 수입액이 75%나 늘어나면서 그 규모 역시 175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를 반영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무려 18%나 급등할 것이라는 맥쿼리의 전망치를 소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중국 경제뿐아니라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같이 긍정적인 경제상황과는 다르게 중국 증시는 지난 2월 이후 슬럼프에 빠져 있다. 지난 14일 종가기준으로 상하이 종합지수는 연초이후 -1.6%, 기술주 중심의 선전종합지수는 -4.8%로 기력을 잃은 상태다.

지난해 주요국가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을 딛고 2.3%라는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게 이상할 정도의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다우종합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같은 기간 10% 가량 오른 것과도 대조된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월가 3대 은행들은 미 증시 활황에 힘입어 1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5~7배나 오르는 등 잔칫집 분위기다.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증시와 동조하던 코스피도 이제는 미국 나스닥 증시와 상관관계가 복원돼 동조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나스닥과 중국 상하이 지수간 차별화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국 증시의 부진 이유로 4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했다.
2월 이후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화 강세 전환에 따른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 약화 현상이 반영됐을 거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신흥국 시장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현재는 그 영향이 소멸됐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강경기조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 패권을 둘러싼 불안심리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아케코스 사태도 어느정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알리바바에 대한 규제 강화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우선 꼽힌다.

최근 중국 정부는 빅테크 기업 34개사를 대거 소환하는 등 플랫폼 기업 등 디지털 경제관련 기업에 대한 길들이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 경제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책 당국의 통제권을 벗어나거나 중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빅테크 기업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과는 다르게 향후 경기가 과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중국 정책 당국의 조심스런 태도가 근저에 깔려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은 올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대로 높게 잡고 있지만 정작 중국 정부는 6%대로 보수적으로 잡아 놨다. 그 이상의 성장은 빚으로 올려놓은 버블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셈이다.(이 수치는 전망치라기보다는 한국의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 경제5개년계획에서처럼 정부가 인위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경제성장 목표치라고 볼 수 있다.)

2월초부터 금융기관의 대출을 옥죄고 있는 것에서 긴축의지를 엿볼 수 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올 6%대 성장을 예상하는 미국 정부가 1조9000억 달러의 3차 부양책도 부족해 4조 달러 가량의 인프라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같은 6%대 성장률이지만 미국은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아 중국에 빼앗긴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탈환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고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T는 그러나 시진핑 체제가 오는 7월 1일 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앞두고 있어 이 같은 긴축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지는 못할 거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이투자증권은 미국 증시와의 차별화 해소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보다 바이든 행정부가 더욱 강경한 대중국 노선을 지향하고 있고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미·중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빅 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당분간 완화할 여지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 등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개선되기 힘든 상황이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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