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서복', 죽음으로 본 삶..반복된 물음으로 진부해진 메시지

류지윤 2021. 4. 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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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죽지 않는 다는 건 구원일까.

이용주 감독이 삶과 죽음을 동행시켜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묻는다.'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시한부 요원 기헌(공유 분)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리고 서복을 보며 기헌은 "살고 싶은건지, 죽는게 무서운건지"라며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한 이유를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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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 신작

영원히 죽지 않는 다는 건 구원일까. 재앙일까. 이용주 감독이 삶과 죽음을 동행시켜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시한부 요원 기헌(공유 분)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건축학개론'을 연출한 이용주 감독의 9년 만의 신작이다.


서복이 탄생한 배경은 인간의 이기심에서 출발한다. 죽고 싶지 않은 사람과, 다른 사람들의 죽음마저도 선택하고 싶은 욕망, 죽은 사람을 복제인간으로 대체하려는 그리움이다. 각자의 욕망이 얽혀 태어난 서복은, 극중 등장하는 인간들 중 가장 인간답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서복'은 중국 진나라 때의진시황의 명으로 불사약을 구하러 배를 타고 떠났으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인물의 이름이다. '서복'을 만든 연구원은 서복의 탄생 배경과 이름의 뜻을 말하며 이용주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짐작하게 만든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기헌은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유한한 존재다. 이에 반해 유전자 연구로 태어난 복제인간 서복은 영원히 죽지 않는 무한한 존재다.


두 사람의 동행 과정은 각자 필요에 의해서다. 기헌은 서복의 줄기세포를 받아 암을 치료하려 하고, 서복은 기헌을 통해 인간 세상을 엿보고 자신의 태어난 이유를 가까에서 느끼고 싶다.


연구소 외 바깥 세상을 나가보지 못한 서복에게 기헌은 마치 아빠처럼 문명에 서툰 서복을 가르치며 가까워진다. 그리고 서복을 보며 기헌은 "살고 싶은건지, 죽는게 무서운건지"라며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한 이유를 내뱉는다. 누군가의 대체제로 태어난 서복은 국가, 기업 간의 갈등 끝에 마지막 선택을 하며, 그럼에도 계속 살고 싶었던 이유를 비로소 꺼낸다. 누구를 위한 삶이 아닌,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고 말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죽음'이란 단어로 점철돼 있다. 죽음 앞에서 반대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을 함께 보여주며 이용주 감독은 죽음이 무엇인지, 죽음이 왜 두려운지, 죽음으로써 강조되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 한다. 누군가 쉽게 답을 내려줄 수 없기 때문에 인간 스스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물음이다.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질문임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너무 과하다. 공유와 박보검이 나누는 대사에 죽음, 삶, 후회, 두려움이란 단어나 상징하는 말들이 빠지지 않는다. 반복되는 물음이 지루하게 다가온다.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이 주인공이 아닌, 복제인간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캐릭터적으로 눈에 띄는 건 서복 역의 박보검이다. 아이와 소년 사이에서 티없이 맑은 눈망울을 가지고 있다가도, 분노에 차 자신의 힘을 조절하지 못하는 괴력을 발산하고, 이내 후회해버리는 순수함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복제인간이란 설정 탓에 서복에게 눈길이 더 쏠리지만 공유의 연기도 흠 잡을 곳 없다. 시한부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 버석한 말투와 건조한 눈빛으로 기헌의 상태를 디테일하게 보여줬다.


공통점이 없는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전개 구조는 간단하다. 하지만 물음은 간단하지 않다. 이 물음에 관객들은 답을 할 수 있을까. '서복'은 극장과 OTT 플랫폼 티빙에서 15일 동시 공개된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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